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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호 선배님 모든 걸 다 빼먹어야죠.” 안재석, 1차 지명 유격수 ‘적통’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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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1차 지명 유격수 ‘적통’을 이어갈 주인공은 바로 내야수 안재석이다. 이미 어릴 때부터 팀 선배 김재호를 롤 모델로 삼고 성장한 안재석은 우상과 한 팀에서 함께 뛰는 꿈같은 현실이 이뤄졌다. 신인 시절부터 ‘재호바라기’로 김재호의 모든 걸 다 빼먹고자 한 안재석은 곧 김재호와 이별이 다가올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안재석은 올 시즌 초반 유격수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린 분위기였다. 이유찬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해 개막전부터 시작해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백업 역할로 1군에 생존했지만, 안재석은 좀처럼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를 못 잡았다.

하지만, 안재석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4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안재석은 상대 투수 정우영을 상대로 1타점 역전 중전 적시타를 날려 이날 결승 득점을 만들었다. 이후 2루 도루에 성공해 대량 득점의 불씨를 이어갔다.

 두산 내야수 안재석이 4월 22일 잠실 KT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잠실)=김근한 기자
두산 내야수 안재석이 4월 22일 잠실 KT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잠실)=김근한 기자

4월 21일 잠실 KT WIZ전에서도 안재석은 이유찬의 무릎 타박상 교체로 경기 중간 출전해 1타점 희생 뜬공과 2루타, 그리고 득점까지 기록하는 활약을 보여줬다. 22일 KT전에선 아예 유격수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아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팀의 5대 1 승리에 이바지했다. 상대 선발 투수 보 슐서에게 빼앗은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뒤 만난 안재석은 “선발로 나가지 못하는 날에도 벤치에서 꾸준히 준비했다.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오히려 선발로 나갈 때보다 훈련 강도를 늘린 게 주효한 듯싶다. 앞선 두 시즌엔 초반 흐름을 막판까지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비시즌부터 천천히 올리겠다고 생각했다. 운 좋게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오늘 같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것만이 목표”라고 전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승엽 감독과 고토 고지 타격코치 지도 아래 안재석은 간결한 히팅 포인트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안재석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오버 스윙에 대해 계속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지적해주셨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 너무 힘이 들어가는데 조금만 더 짧게 쳤으면 좋겠단 주문이었다. 방망이 헤드가 너무 돌아 나오는 걸 줄이려고 많이 연습했다. 예전엔 뒤에서부터 힘을 썼다면 이제는 맞는 히팅 포인트에서만 힘을 쓰려고 한다. 실패도 계속 나왔지만, 점차 그런 방향성에서 나오는 좋은 타구 결과들이 조금씩 나오는 느낌”이라고 바라봤다.

안재석은 주 포지션인 유격수뿐만 아니라 3루수와 2루수까지 모두 소화하는 내야 멀티플레이어로서 면모도 지난해부터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안재석이 결국 맡아줘야 하는 유격수 자리다. 김재호의 뒤를 잇는 1차 지명 유격수 ‘적통’이기도 하다.

안재석은 “사실 유격수 자리가 가장 편안한 건 사실이다. 학창 시절이나 프로 입단 뒤에나 지금까지 유격수 수비 경험을 가장 많이 쌓았기에 심적으로는 그렇다. 그래도 지금 상황에선 내가 출전 기회를 더 얻기 위해선 유격수뿐만 아니라 다른 내야 포지션도 소화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연습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올 시즌은 김재호의 FA 마지막 계약 시즌이다. 후배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주력하는 가운데 김재호는 올 시즌 종료 뒤 현역 은퇴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재호바라기’ 안재석은 김재호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지길 소망한다.

안재석은 “진짜 (김)재호 선배님의 모든 걸 다 빼먹고 있는 느낌이다. 신인 시절 때부터 재호 선배님이 내가 불편해할까 봐 먼저 찾아와서 알려주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이제 내가 먼저 알려달라고 말하고 캐치볼을 할 때도 항상 같이 하면서 몸으로도 따라가려고 한다. 재호 선배님과 최대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또 언제 은퇴하실지 모르겠지만 은퇴식 때 그 자리에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안재석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 당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유격수 출전 목표를 밝혔다. 비록 그 목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안재석은 입단 3년 차답게 이제 더 먼 곳을 바라보고 더 철저한 준비로 기다리는 법을 깨우쳤다. 안재석이 짧은 기다림 끝에 잡은 이 기회를 당분간 놓치지 않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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