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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는 26세 4점대 ERA, 한화가 성장형 외인 영입할 여유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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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기존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 웨이버 공시 하루 만에 베네수엘라 출신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Ricardo Sanchez)를 영입했다.

한화 구단은 20일 산체스와 연봉 4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97년생 만 26세의 좌완 투수인 산체스는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3경기 동안 5.1이닝을 던져 평균 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한화가 스미스 대체 선수로 산체스를 영입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가 스미스 대체 선수로 산체스를 영입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마이너리그서는 통산 140경기 중 133경기에 선발 등판해 32승 52패 평균자책 4.61을 기록했고, 640.1이닝 동안 581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한화 구단은 “산체스는 구속 140km/h 후반의 패스트볼(최대 151km/h)와 이에 준하는 구속의 투심 패스트볼 외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산체스가 공격적인 투구 패턴을 통해 안정적 이닝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체스는 행정적 수속을 마치는 대로 4월 내 입국해 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여기까지가 한화가 보내 온 산체스 영입 보도자료 전문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했던 버치 스미스 영입 당시와 뉘앙스가 많이 달라져 있다.

당시 손혁 한화 단장은 스미스 영입 보도 자료에서 “스미스는 파이어볼러 유형의 선발 자원으로 1선발 역할을 맡길 수 있는 투수다. 아시아 야구 경험이 있어 KBO리그 적응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커터성 무브먼트의 패스트볼 구위가 강력하고 다양한 구종과 완급조절을 앞세워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투구를 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1선발급 선수가 필요해 스미스를 영입했다. 스미스는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로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다. 이같은 스미스의 장점이 수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분명 스미스 영입 이유는 ‘1선발이 필요했기 때문’ 이라고 했었다. 실제 한화는 어느 팀 에이스와 붙어도 해볼 만한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가 필요한 팀이다.

그런데 산체스에게는 그런 투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다.

메이저리그 경험도 일천하고 수술 전력까지 있는 선수다. 좌완으로 150km까지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완성형보다는 성장형 선수라 할 수 있다.

나이나 커리어, 성적 등을 감안해 봤을 때 지금 당장 보다는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 할 수 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팀 운영 방침이 바뀌었을 리 만무하다. 한화는 지금도 에이스가 필요한 팀이다. 문동주가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는 있지만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투수다. 토종 에이스 김민우는 언젠가부터 성장이 멈춰 버렸다.

외국인 투수 한 명이 빠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대안을 찾으려 노력한 부분은 인정할 수 있다. 발 빠른 대처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한화가 뽑아야 할 외국인 선수는 성장형이 아닌 완성형이어야 한다.

지금 당장 시장에 그런 수준의 선수가 없다는 점 또한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성장형이 아닌 완성형 투수를 뽑았어야 옳지 않았을까.

마이너리그서 4점대 중.후반 평균 자책점을 찍은 투수가 KBO리그를 평정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 수는 있어도 1선발급이 되길 기대하긴 어렵다. 스미스를 뽑았을 때 목표했던 것이 왜 인제 와서 흔들리게 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대치를 품을 수 있는 선수인지에 대해선 성적으로 얼마든지 평가해 볼 수 있다.

산체스의 미국 기록은 전형적인 성장형 투수의 그것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한화가 그런 여유가 있는 팀일까?

외국인 선수의 성.패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고들 말한다. 성적과 커리어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산체스가 그저 선발 한 자리를 채워 줄 선수가 아닌 1선발 몫을 해낼 수 있는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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