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프로야구 외국인 타자가 많이 등장하는 타순은 3번이다.
앤서니 알포드(kt wiz),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잭 렉스(롯데 자이언츠),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는 중심 타선의 맨 앞에 선다.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와 브라이언 오그레디(한화 이글스)는 주로 5번 타자로 뛴다.
제이슨 마틴(NC 다이노스), 호세 로하스(두산 베어스)처럼 아직 제 타순을 못 찾은 선수가 있는 걸 보면 주목받는 3번과 5번에 포진한 이방인 선수들은 행복한 편이다.
그중에서도 오스틴 딘(LG 트윈스)과 애디슨 러셀(키움 히어로즈)은 박병호(kt), 김재환(두산), 채은성(한화) 등 토종 ‘해결사’와 경쟁하는 전통의 4번 타자다.
오스틴은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와 계약한 채은성의 뒤를 이어 쌍둥이 군단의 4번을 꿰찼다. 3년 만에 KBO리그에 다시 온 러셀은 야시엘 푸이그의 4번을 물려받았다.
오스틴은 그간 LG를 괴롭힌 외국인 타자의 저주를 깨부수겠다는 각오로, 러셀은 저번에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진가를 이번에는 제대로 발휘하겠다는 결기로 각각 경기에 나선다.
‘복덩이’ 오스틴은 19일 현재 타율 0.375를 치고 홈런 1방에 타점 10개를 올리며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출루율 0.413을 찍을 정도로 ‘눈 야구’에도 밝고, 장타율도 0.518로 수준급이다.
19일 NC와의 경기에서 3타수 3안타를 친 오스틴은 풀 카운트 접전에서 볼넷을 골라 만루로 찬스를 잇고 문보경의 3타점 역전 3루타의 디딤돌을 놓았다.
무엇보다도 문보경과 더불어 팀에서 가장 많은 결승타(3개)를 쳐 벤치와 동료의 신뢰가 굳건하다.
리오 루이즈, 로벨 가르시아 두 외국인 선수가 지난해 적응에 고전한 끝에 고작 타점 25개를 합작하고 떠난 것에 비교하면 출루, 정확성, 장타 능력 등 수준급 실력을 처음부터 뽐내는 오스틴에게 거는 기대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러셀도 같은 날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4-5로 패색이 짙던 9회말 2사 1, 3루에서 오승환을 우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두들겨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예상을 깬 오승환의 느린 커브가 들어오자 러셀의 방망이가 번개처럼 돌았다.
그는 전날에는 8회 원아웃까지 이어지던 삼성 왼손 백정현의 퍼펙트 행진을 유격수 쪽 내야 안타로 깨기도 했다.
타율 0.318에 홈런 없이 9타점을 올린 러셀은 주자가 누상에 있을 때 더욱 화끈하게 친다.
득점권 타율이 0.615(13타수 8안타)로 전체 타자 중 가장 높고 2루타도 세 방이나 때려 찬스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다. 누상에 주자가 더 모인다면, 그리고 홈런이 터진다면 러셀의 방망이가 더 춤을 출 수 있다.
러셀은 교체 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3년 전에는 홈런 2개만 남기고 떠났다. 홈런 생산 능력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난해 멕시코리그에서 타율 0.348에 홈런 24개, OPS(출루율+장타율) 1.120으로 부활한 실력을 유지한다면, 푸이그 공백을 너끈히 메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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