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천재타자가 돌아왔다.
kt 위즈의 강백호는 지난 시즌 두 번의 큰 부상 속에 아쉬움을 삼켰다. 시즌 개막 직전 오른쪽 엄지발가락 골절, 6월 초에는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이탈했다. 62경기 타율 .245 58안타 6홈런 29타점에 그쳤다. 연봉도 2억 9천만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강백호는 그 어느 때보다 준비를 많이 했다. 미디어데이 때도 강백호는 “작년에 부상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즌 준비를 빨리했다. 부지런하게 시즌 준비하고, 몸 관리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좋은 성적으로 뭐 보여주겠다기보다는 부상 없이 가을야구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섰다가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있긴 했지만 타격은 폭발했다. 타율 .500 7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143으로 맹활약했다.
지난 시즌의 강백호는 없었다. 우리가 알던 강백호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강백호는 현재 팀이 치른 10경기에 모두 나가 타율 0.409 18안타 3홈런 9타점 1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15로 맹활약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장타율 2위, 타격 3위, 최다안타 공동 5위로 세 부문은 TOP5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꾸준하다. 강백호는 7일 롯데 자이언츠전 제외 전 경기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8일 롯데전부터 15일 한화 이글스 전까지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3경기에서 8안타를 몰아치고 있다. 올 시즌 멀티히트 경기만 6번 만들었다.
WBC에 나섰던 선수들의 페이스가 조금 느리게 올라오고 있었지만, 강백호는 예외였다.
현재 kt는 부상 병동이다. 주권-김민수 필승조에 소형준-엄상백 선발 자원이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여기에 3년 연속 전 경기 출전에 빛나는 배정대가 시즌 개막 직전 부상으로 빠졌고, 최근에는 베테랑 3루수 황재균이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충격을 입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팀에 큰 힘이 되지 못했던 강백호, 어떻게 해서든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외야 전향을 택했다. 현재 지명타자와 외야를 겸하며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금처럼 꾸준하게 활약을 이어간다면 kt 역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터. 강백호 역시 “이번에는 엔트리에 빠지지 않는 게 목표다. 많은 경기를 팬분들 앞에서 하고 싶다. 준비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 우승을 위해 달려가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일단은 우리가 알던 천재타자가 돌아오고 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