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듯 했던 ‘전 일본의 에이스’가 조용히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절치부심하며 맞이한 첫 시즌, 순조롭고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한때 ‘신의 아이’라 불렸던 다나카 마사히로(34. 라쿠텐) 이야기다.
지난 2014부터 2020년까지 7년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한 다나카는 2021년 일본 프로야구로 복귀했다.
최고의 명성과 성과를 지닌 슈퍼 에이스의 복귀에 일본 열도가 설렜었다.
하지만 일본 복귀 후 성과는 좋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엔 25경기(163이닝) 9승12패 평균자책점 3.31로 양대 리그 통틀어 최다 패를 당했다.
9억 원(약 92억 원)으로 일본 프로야구 최고 연봉을 받았던 다나카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엔 9억 엔에서 4억7500만 엔으로 무려 4억2500만 엔(약 45억 원)이 삭감됐다.
강력하게 희망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에도 최종 30인에 들지 못했다.
복귀 당시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하던 언론의 열기도 차갑게 식었다. 이젠 기사를 찾아보기도 어려워졌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까지 몰렸던 다나카다.
하지만 올 시즌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조금씩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올 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1패, 평균 자책점 1.02의 완벽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13일 라쿠텐 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전서는 5이닝 동안 96구를 던지며 7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팀의 5연패를 끊는 쾌투였다. 긴 이닝을 버티지 못했지만 초반 기세를 제압하며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려낸 것 만으로도 제 몫을 다한 경기였다.
이젠 힘으로 상대를 억누르던 압도적인 투구를 보긴 어려워졌다.
하지만 효과적인 경기 운영 능력과 타자 상대술을 앞세워 부활을 알리고 있다. 보는 재미는 조금 덜 해 졌지만 안정감은 훨씬 좋아졌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연봉을 45억 원이나 날려버린 다나카.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다시 최고 연봉까지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다시 상품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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