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시드 결정전에서 동부 10위로 간신히 진출권을 얻은 시카고 불스가 살아남았다. 승리에 적지않은 기여를 한 의외의 인물이 화제가 되고 잇다.
시카고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스코샤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토론토 랩터스와 시드 결정전에서 109-105로 이겼다. 이 승리로 시카고는 8번 시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NBA가 7, 8번 시드 결정전을 도입한 이후 10위 팀이 살아남은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시카고도 3쿼터 한때 19점차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토론토가 자멸한 경기였다. 36차례 자유투를 시도, 이중 절반인 18개를 넣는데 그쳤다.
‘ESPN’에 따르면, NBA 플레이오프 ‘끝장승부’ 역사상 이렇게 많은 자유투를 놓친 것은 1969년 파이널 7차전에서 LA레이커스가 19개를 놓친 이후 처음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날 토론토가 자유투를 시도할 때마다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는 것. 그 비명소리의 주인공은 시카고 주전 더마 드로잔의 아홉 살 딸 다이아였다.
드로잔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내내 누군가 계속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렸다. 돌아보고나서 ‘맙소사, 내 딸이 그러는 거였아?’라고 생각했다”며 딸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뒤늦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드로잔의 딸은 그가 토론토에서 뛰던 시절 랩터스 경기를 자주 방문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토론토 원정에 동행해도 되는지를 아빠에게 물었다고.
그는 “처음에는 학교에 가야하기에 안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계속 보채더라. 그래서 결국 ‘좋아, 학교에 하루 정도는 빠져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돈을 더 벌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시카고는 오는 15일 7번 시드 결정전에서 패한 마이애미와 8번 시드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이때도 딸의 비명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드로잔은 “딸은 학교에 가야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농구선수 이전에 부모로서 본분을 잃지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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