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이 13일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
[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김광현(SSG 랜더스)까지 제치고 2022년 최고의 투수가 됐다. 그러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엔 출전하지 못했다.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은 아픈 만큼 더욱 성장했다.
안우진은 13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이날은 시간문제라고 여겼던 첫 승 소식보다 전날 시속 160㎞의 공을 뿌렸던 문동주(한화 이글스)의 기록을 안우진이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더 쏠렸다. 안우진은 투구 분석표상 시속 160㎞ 빠른공을 던졌다.
그러나 1회말 2번 타자 허경민을 상대로 던진 5구는 키움 구단 자체 구속 측정 시스템인 트랙맨에 시속 159.8㎞로 찍혔다. 단 0.2㎞가 부족한 값이었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서 운영하는 피치트래킹시스템(PTS) 기준으로는 158.2㎞로 기록됐다.
그럼에도 안우진은 값진 승리를 수확했다. 팀이 5연패로 흔들리던 상황에서 등판한 에이스는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완전치 않은 몸 상태에도 팀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고 기대대로 제 역할을 해냈다.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안우진. /사진=키움 히어로즈 |
지난해 막판 맹활약하며 탈삼진 224개, 평균자책점(ERA) 2.11로 투수 2관왕을 차지했던 안우진이다. 올 시즌에도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3경기 19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했다. 삼진은 무려 29개를 잡아냈다. 탈삼진은 1위이고 ERA는 0점을 지키고 있는 4명에 이어 공동 5위지만 이들은 아직 2경기만 치른 상황이라 곧 내려설 가능성이 크다.
안우진이 더 무서운 이유는 단지 빠른공 자체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160㎞를 아쉽게 놓쳤다는 이야기에도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모범 답안을 내놨던 그다. 실제로 이날 던진 가장 빠른 공은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다.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기 때문. 아무리 빠른공이라도 가운데 몰린다면 안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경험했다.
이 같은 경험은 안우진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과거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인해 WBC 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지만 오타니 쇼헤이(LAA) 등 세계적인 투수들의 투구를 보고는 새로운 구종 연마에 몰두 중이다. 바로 최근 유행하는 스위퍼다. 슬라이더류 공으로 안우진이 구사하는 종적 움직임을 가진 게 아닌 횡으로 빠르게 흘러나가는 공으로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치를 높여가고 있는 공이다.
안우진은 이 공을 연습하고 있다. 아직 완성도는 높지 않지만 이를 제대로 익힌다면 안우진은 진정한 난공불락의 괴물로 변신할 수 있다.
물론 꿈의 160㎞ 도전도 이어간다. 12일 한화 문동주가 기록한 160.1㎞ 공을 던졌다. 한국인이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 던진 가장 빠른공이다. 안우진은 언젠가 160㎞를 던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한 명이다. 안우진이 160㎞ 빠른공까지 장착한다면 그 가치는 더 치솟을 것이다.
안우진. /사진=키움 히어로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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