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가 국내 투수 최초 공인 구속 ‘160km/h’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야구 희망찬 미래로 공식 인정받는 순간과도 같았다. 이 장면을 지켜본 또 다른 파이어볼러 출신 한기주 MBC SPORTS+ 해설위원도 남다른 감정을 느꼈다. 자신은 비교적 짧았던 전성기였지만, 문동주는 오랫동안 강속구를 뽐내면서 전성기를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문동주는 4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 말 1사 뒤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3구째 속구로 삼진을 잡았다. 3구째 속구는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피치트래킹 시스템(PTS)상 160.1km/h로 측정됐다.
2011년 PTS 시스템 도입 이후 공식 구속 측정 기록상 가장 빨랐던 구속은 LG 트윈스 전 투수 레다메즈 리즈의 162.1km/h였다. 국내 투수들 가운데는 160km/h의 벽을 넘은 이가 없었다. 하지만, ‘한화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가 160km/h의 높은 벽을 넘어서는 새 역사를 남겼다.
4월 12일 MBC SPORTS+ 베이스볼 투나잇 패널로 데뷔한 한기주 위원도 문동주의 투구를 지켜봤다. MK스포츠와 연락이 닿은 한기주 위원은 “문동주 선수가 어떻게 저런 어린 나이에 구속과 제구를 모두 갖춘 공을 던질 수 있는지 신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속구도 속구지만, 커브 움직임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라며 감탄했다.
한기주 위원 역시 현역 시절 초반 문동주 못지않은 한국야구 대표 파이어볼러였다. 계약금 10억 원을 받고 KIA에 입단한 한기주 위원은 150km/h 중반대 강속구로 프로 입단 초반 강렬했던 전성기를 보냈다.
한기주 위원은 “아무래도 문동주 선수 투구를 보니까 내가 프로 초반 어렸을 때 생각이 나긴 나더라. 내 기억으로는 나는 158km/h 정도까지 속구 최고 구속을 찍어봤던 듯싶다. 문동주 선수는 앞으로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지금보다 더 구속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물론 한기주 위원은 프로 생활 초반 혹사 논란과 함께 전성기를 너무 일찍 마무리했다. 이후 오랜 기간 부상과 재활을 거듭하던 한기주 위원은 프로 생활 말년엔 제구력과 변화구 위주의 기교파 스타일로 변신을 꾀하고도 했다. 한기주 위원은 자신과 다르게 문동주는 오랜 기간 강속구를 앞세운 파이어볼러로 건강하게 활약하길 소망했다.
한기주 위원은 “나는 1군에서 강속구를 앞세워 공을 던졌던 기간이 길지 않았다. 돌아보니까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현역 시절 응원해주셨던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그래서 나와는 다르게 문동주 선수는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 제발 오랫동안 건강히 공을 던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기주 위원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한때 최고 158km/h를 찍었던 한기주의 어깨는 이제 없었다. 한기주 위원은 트라이아웃 연습 투구에서 구속 123km/h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 장면을 지켜보는 오랜 야구팬들의 안타까움 감정도 교차했다. 한기주 위원은 “내 아이들에게 아빠가 야구선수였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져보고 싶었다. 구속 기대는 포기하고 있었다. 힘껏 던지는데도 123km/h 정도밖에 안 나오더라. 그래서 약간 창피했다(웃음). 그래도 마지막으로 투수로서 공을 던져봤다는 것에 후회는 없다”라며 웃음 지었다.
한기주 위원은 2023시즌 MBC SPORTS+ 베이스볼 투나잇 패널로 올 시즌 활약할 계획이다. 강속구 스타일과 기교파 스타일을 모두 추구했던 만큼 투수들의 퍼포먼스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야구팬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한기주 위원은 “어제(12일) 첫 생방송이었는데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어떻게 잘 찍었는지 모르겠다(웃음). 다행히 베테랑 정민철 위원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잘 말할 수 있었다. 앞으로 방송에서도 투수 출신답게 다양한 시선으로 투수들의 공을 분석하고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를 세세하게 짚어드리고 싶다. 야구팬들의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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