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라인업에서 가장 달라진 부문은 2번 타순이다.
문성주가 2번을 꿰차고 지난해 2번을 자주 친 박해민이 하위 타순으로 내려갔다. 염경엽 LG 감독이 박해민의 작전 수행 능력보다는 문성주의 펀치력을 먼저 고려한 타순이다.
시즌 10경기를 치른 12일 현재 타순표 7개를 가동한 염 감독은 2번에는 오로지 문성주만 기용했다.
그만큼 문성주의 현재 타격 감각이 워낙 좋고, 염 감독의 신뢰도 두텁다.
2021년 ‘출루왕’ 홍창기와 문성주가 이루는 테이블 세터진의 기세가 시즌 초반 무섭다.
둘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끝난 롯데 자이언츠와의 방문 경기에서 팀의 재역전승에 앞장섰다.
3-4로 끌려가던 7회초 선두 홍창기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자 문성주가 4-4 동점을 이루는 중월 2루타를 날렸다.
문성주는 후속 오스틴 딘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5-4, 역전 득점을 올렸다.
마운드가 석 점을 내줘 5-7로 다시 뒤집힌 9회초 홍창기, 문성주 듀오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홍창기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재역전의 물꼬를 텄다.
문성주가 곧바로 중전 적시타로 뒤를 받쳐 LG는 6-7로 따라붙었다.
곧바로 8-7로 흐름을 바꾼 김현수의 우월 투런 홈런이 터졌고, LG는 서건창의 3타점 2루타와 송찬의의 쐐기타 등으로 4점을 보태 12-8로 승리했다.
‘공격 첨병’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홍창기와 문성주가 득점의 물꼬를 제대로 텄다.
2021년 프로에 들어와 최고의 한 해를 보낸 홍창기는 지난해 슬럼프에서 벗어나 올해 제 위치를 찾았다.
프로 데뷔 5년 차인 지난해 타율 0.303을 치고 경쟁이 심한 LG 외야의 붙박이 후보로 떠오른 문성주는 여세를 몰아 올해에는 한 단계 진화한 타격을 뽐낸다.
문성주는 짧고 빠르게 돌리는 스윙으로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두들긴다.
홍창기는 타율 0.353을 치고, 문성주는 더 높은 타율 0.432를 기록 중이다.
나란히 0.532를 찍은 출루율을 보면 입이 쩍하고 벌어진다. 출루율 4할만 넘어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듣는 마당에 둘은 두 타석 중 한 번 이상 꼴로 누상에 나가 밥상을 차린다.
다시 말해 LG 중심 타자들에게 타점 생산 기회가 숱하게 생기고 있다는 얘기다.
둘 덕분에 LG의 득점도 올라갔다. LG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5.8점으로, 타선 침체로 고전 중인 키움 히어로즈(2.56점), 삼성 라이온즈(2.78점)의 배가 넘는다.
공도 잘 보이고, 타격 감각도 좋다 보니 홍창기와 문성주의 장타율도 쑥쑥 올라간다.
홍창기가 0.500, 장타 욕심을 버렸다던 문성주도 0.486을 각각 올렸다.
염 감독의 적극적인 뛰는 야구에 따라 누상에 나가면 홍창기와 문성주도 열심히 달린다. 홍창기가 도루 5개, 문성주가 2개를 기록 중이다.
도루 실패 횟수가 제법 높지만, 월등히 높은 타율과 장타율, 출루율로 이를 만회해 현재까지는 홍창기와 문성주의 약점으로 짚어낼 게 없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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