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기 결승처럼 임해야…세리에A·챔피언스리그 우승 부담 커”
‘괴물 수비수’ 연원도 설명…”K리그서 받아…신체 강하고 빨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유럽에서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게 소속팀이 정말 잘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김민재(나폴리)는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평가받는 소감을 묻는 유럽축구연맹(UEFA) 측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11일(현지시간) UEFA 홈페이지에 게시된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올랐고 이제는 4강 진출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난 상대 득점을 막는 데 집중한다. 대부분 그것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리그 우승에 가까워졌고 UCL 우승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그게 우리에게 가장 큰 부담”이라면서도 “최대한 이를 즐기려고 한다. 결과가 좋다면 이런 부담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폴리는 현재 24승 2무 3패로 승점 74를 쌓아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우승을 눈앞에 뒀다.
2위 라치오(17승 7무 5패·승점 58)와 승점 차는 16까지 벌어졌다.
나폴리가 남은 9경기에서 4승만 더 따내면 자력으로 3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든다.
UCL에서도 창단 이래 첫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런 역사적 성취의 중심에 선 김민재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한다.
김민재는 “모든 경기가 쉽지 않다. UCL 4강은 아직 생각할 단계도 아니라고 본다”며 “8강전에 집중하고 모든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짝 다가온 리그 우승에 대해서는 “사실 상상이 잘 안된다”며 “선수들이 외출할 때마다 팬들이 달려와 사진을 찍는다. 나폴리라는 도시가 얼마나 흥분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광경”이라고 짚었다.
UEFA는 ‘괴물 수비수’라는 별명의 연원도 물었다. 이에 김민재는 “K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을 때 받은 별명”이라며 “신체적으로 강하고 빨라서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라운드에서 경합을 즐긴다”고 답했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내에 등장한 자신의 벽화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본 적 없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서 사진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세리에 A 7라운드 AC 밀란과 경기에서 김민재는 승리를 매조지는 ‘걷어내기’로 2-1 승리를 지켰다.
후반 추가 시간으로 6분이 주어진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AC 밀란이 막판 파상공세를 폈고, 마지막 공격에서 이스마일 베나체르가 올린 크로스를 브라힘 디아스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려 했다.
완벽한 득점 기회였지만, 불쑥 나타난 김민재가 왼발을 쭉 뻗어 슈팅을 막아냈다.
지난해 10월 지역 예술가 후안 파블로 히메네스가 이 장면을 벽화로 남겼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고 사람들이 나를 사랑한다는 게 느껴진다. 영광스럽게 느껴진다”며 “그게 내가 나폴리 유니폼을 입을 때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난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팀을 위해 뛰어 좋은 성취를 이뤘다”며 “나 혼자만 사랑받는 게 아니다. 우리가 사랑받는 것이고 그중에 내가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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