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민의 투구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SSG 랜더스와의 홈 개막 시리즈를 전패로 마무리하며 1승 6패,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신인 티를 갓 벗은 문동주 등판 경기 이후 승리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22시즌과 출발이 비슷하다. 당시 개막 6연패를 당한 한화는 7번째 경기에서 간신히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번에는 과정이 다르지만 결과가 같다. 다가오는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시리즈에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의 선발 투수는 남지민이다. 에이스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가 어깨 통증을 호소, 현재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공백을 채운 주인공이다.
남지민은 지난 2022시즌 22경기 등판, 2승 11패 평균자책점 6.37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부터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은 그는 두 번째 시즌 만에 한화의 선발진에 정식 합류했다. 결과는 그리 돋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한화의 미래인 건 확실하다.
올 시즌에는 8일 SSG전 연장 10회 구원 등판했다. 이미 투수 카드를 모두 소모한 한화였기에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남지민을 일찍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선두 타자 오태곤을 땅볼로 잘 잡아냈으나 이재원과 추신수, 최지훈에게 연달아 안타를 허용,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최정을 3루수 앞 땅볼로 병살타 상황을 만들었으나 노시환의 송구 실책에 결국 2점을 헌납, 5-7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패전 투수가 된 남지민을 감싸 안았다. 그는 “지난 남지민의 투구를 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본인의 투구를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병살타가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나오지 않은 게 아쉬울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수베로 감독의 말처럼 병살타로 이어졌다면 실점 없이 공격 상황을 맞이할 수 있었던 한화였다. 이날의 패전을 남지민의 책임만으로 몰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
지금부터 중요한 건 구원이 아닌 선발로서의 남지민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KIA가 자랑하는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치른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보면 마음 편히 정면 승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남지민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베로 감독은 “55개에서 60개 정도의 공을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3이닝, 많으면 4이닝 정도 투구가 이뤄질 것이다. 물론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남지민의 2022시즌 KIA전 성적은 좋다. 2경기 등판해 10이닝을 소화했고 2실점(2자책)만 내줬다. 평균자책점은 1.80. 피안타와 볼넷 허용이 적지는 않았으나 2경기 모두 5이닝을 책임지고 내려왔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과연 남지민은 3연패 늪에 빠진 한화를 구원할 수 있을까. 안 그래도 불안한 불펜진에게 안정적으로 경기를 지킬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할 수 있을까. 2001년생, 20대 초반 미래의 어깨가 무겁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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