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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도 없고, 투자도 없는데…MLB 탬파베이, 개막 후 8연승 질주

연합뉴스 조회수  

신인·트레이드 영입 선수 중심으로 계속된 팀 재건

극단적 생존전략으로 살아난 탬파베이, MLB 역사에 도전

홈런 친 탬파베이 브랜던 로(가운데)
홈런 친 탬파베이 브랜던 로(가운데)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대표적 스몰마켓 구단인 탬파베이 레이스가 시즌 초반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탬파베이는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3 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 경기에서 11-0으로 대승을 거두며 개막 후 8연승을 내달렸다.

MLB닷컴에 따르면, 개막 후 8연승은 탬파베이 구단 신기록이자 2003년 캔자스시티 로열스(9연승) 이후 리그 최고 기록이다.

탬파베이는 앞으로 5연승을 더하면 198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거둔 MLB 개막 후 최다 연승(13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탬파베이의 개막 후 연승은 내용도 완벽하다.

탬파베이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개막전에서 4-0으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매 경기 4점 차 이상으로 완승했다.

MLB닷컴은 “개막 후 매 경기 4점 차 이상으로 8연승 이상을 거둔 팀은 1939년 뉴욕 양키스(10연승) 이후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탬파베이는 이 기간 64득점-18실점을 기록했다. 개막 후 8경기에서 득-실점 차이가 ’46’ 이상 난 사례는 야구 규정이 정립된 1901년 이후 처음이다.

하이 파이브 하는 탬파베이 레이스 마무리 투수 케빈 켈리(오른쪽)
하이 파이브 하는 탬파베이 레이스 마무리 투수 케빈 켈리(오른쪽)

[AP=연합뉴스]

연승 기록이 눈에 띄는 이유는 탬파베이 구단이 MLB의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이라서다.

탬파베이는 낡은 홈구장과 MLB에 관심이 적은 지역적 특색 등의 이유로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구단이 2019년 홈 경기를 미국 세인트피터즈버그와 캐나다 몬트리올로 나눠 치르는 방안을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탬파베이의 홍 경기 공유 계획은 MLB 사무국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관중 입장 등 수익구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는 문제였다.

ESPN에 따르면 탬파베이의 2022시즌 홈 평균 관중은 1만3천927명으로 MLB 30개 구단 중 28위였다.

2021년엔 28위, 2019년과 2018년엔 29위에 머물렀고 2017년엔 최하위인 30위를 찍었다.

수입이 적으니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매년 좋은 성적을 낸다. 탬파베이는 2019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부자 구단들이 모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거둔 성과라 더 의미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 란디 아로사레나
탬파베이 레이스 란디 아로사레나

[AP=연합뉴스]

탬파베이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극단적인 ‘생존 전략’ 때문이다.

‘쩐의 전쟁’에서 밀려난 탬파베이는 방향을 틀어 리빌딩 전략을 택했다.

유망주를 키워서 주축 선수로 키워낸 뒤 몸값이 오르면 타 구단 유망주와 트레이드를 단행해 팀을 재편했다.

탬파베이는 지난겨울에도 주전 1루수이자 더그아웃 분위기 메이커였던 최지만을 피츠버그로 내보내고 마이너리그 우완 투수 잭 허트먼을 영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탬파베이는 다방면에 뛰어난 엘리트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선수들의 능력을 세밀하게 쪼개서 적재적소로 배치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의 극단적인 플래툰(상대 투수에 따라 타자를 기용하는 전략)이 나온 이유다.

탬파베이는 올 시즌에도 젊은 선수들과 트레이드로 영입한 무명 선수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승승장구하고 있다.

타선에선 탬파베이가 키워낸 대형 신인 내야수 완데르 프랑코(8경기 타율 0.364, 3홈런, 8타점)가 맹활약하고 있다.

타율 0.367, 2홈런, 10타점을 몰아치고 있는 란디 아로사레나, 타율 0.320, 2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 중인 3루수 아이삭 파레데스는 각각 2020년, 2022년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자원이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8경기에서 4승을 합작한 제프리 스프링스와 셰인 매클래너핸은 모두 탬파베이식으로 영입한 선수들이다.

좌완 선발 스프링스는 2021년 2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방출대기 된 뒤 탬파베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매클래너핸은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았다.

핵심 3선발 중 우완 잭 에플린은 유일하게 탬파베이가 큰마음을 먹고 투자(?)한 선수다.

탬파베이는 지난해 12월 에플린을 3년 4천만 달러(약 528억원)에 영입했다.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외부 FA 영입 최고액이었다.

물론 이 계약은 수억달러 계약이 차고 넘치는 MLB에서 대형 계약 축에도 끼지 못한다.

에플린의 3년 치 연봉은 맥스 셔저(뉴욕 메츠)의 2023시즌 연봉(4천300만 달러)보다 적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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