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도 출발이 좋지 않다.
한화 이글스는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5-7 역전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만 벌써 3번째 연장, 결과는 모두 패배다. 이외에도 9회까지 접전을 펼치다가 마지막 순간에 무너진다. 몇 점을 앞서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지금 한화의 야구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가장 큰 수확으로 뎁스가 좋아진 불펜진을 꼽았다. 시범경기에서 확실히 좋아진 모습을 보인 불펜 투수들에게 신뢰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본 시즌은 달랐다.
한화는 현재 1승 5패를 기록 중이다. 5번의 패배를 돌아보면 모두 승리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무너졌다. 수베로 감독은 SSG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만약 불펜진이 제 역할을 해줬다는 가정 아래 우리는 4승 1패, 또는 5승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동점을 허용하고 연장까지 가서 패하는 건 마음이 너무 아프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날 역시 같은 패턴으로 패했다. 한화 타선은 ‘천적’ 김광현을 상대로 3회까지 무려 5점을 뽑아냈다. 선발 등판한 토종 에이스 김민우 역시 4회까지 호투하며 오랜만에 깔끔한 승리를 맛보는 듯했다. 5회 전의산에게 추격의 3점 홈런을 맞았지만 그래도 2점차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문제는 또 불펜이었다. 6회 이태양이 흔들리면서 추가 실점했다. 한승주가 7회를 간신히 막아냈지만 8회 윤산흠이 또 무너지면서 결국 5-5 동점을 허용했다. 강재민이 9회까지 무실점 투구하며 일단 끝내기 패배는 피했지만 연장에 투입할 불펜 투수가 없었다.
결국 한화 벤치는 버치 스미스를 대체할 임시 선발 남지민을 구원 투수로 선택했다. 이번 주 등판 일정이 없었으니 당겨 썼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한화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지민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이재원과 추신수, 최지훈에게 3연속 안타를 맞았다. 최정을 땅볼로 잘 처리하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야수진의 실책으로 결국 2점을 헌납, 패배하고 말았다.
한 끗 차이로 이어진 같은 패턴의 패배. 단순히 불펜진 방화로 이어진 패배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빌미를 제공했다는 건 부정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승부를 피하다가 잃은 점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 뼈아프다. 이날 불펜진이 기록한 사사구만 무려 5개다. 연장 10회 2점을 제외하면 지난 5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모두 사사구가 있었다. 한화 입장에선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수베로 감독은 “불펜 투수들이 시범경기 때 보여준 공격성을 정규시즌에서도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더 좋아질 수 있고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라고 진단했다. 아쉽게도 그의 바람은 일단 오늘까지는 선수단에 전해지지 않았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