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른 걱정일까. 하지만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최근 2경기 연속 좋지 못한 결과를 남겼다.
대안이 없기 때문에 더 큰 문제다. 아직 그의 자리를 대신할 선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 ‘끝판 대장’ 오승환(41) 이야기다.
오승환은 8일 잠실 LG전서 패전 투수가 됐다.
1-1 동점이 된 9회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볼넷과 2루타를 내주며 1-2 패배를 바라봐야 했다.
두 경기 연속 부진이다.
2일 NC전서는 1.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지켰다.
하지만 4일 한화전서는 1이닝 동안 2피안타(1홈런) 1실점하며 어렵게 경기를 지켰다. 마지막 타구를 삼성 좌익수 피렐라가 몸을 던져 막아내지 못했다면 동점 그 이상을 허용할 뻔했었다.
오승환이 잘 막은 경기라 하기 어려웠다.
이후 4일의 충분한 휴식이 있었지만 8일 경기서 다시 부진하며 팀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
이제 오승환은 구위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투수가 아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3km대에 머물러 있다.
워낙 좋은 제구를 갖고 있는 투수고 변화구도 다양하게 섞으며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오승환의 부진은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다. 6승2패를 하며 31세이브를 달성, 30세이브 이상 기록을 세웠지만 블론 세이브가 너무 많았다.
연봉이 대폭 삭감된 것도 블론 세이브가 많았던 탓이다.
올 시즌에도 3경기에 출장했을 뿐이지만 평균 자책점이 6.00이나 된다.
“오승환 걱정은 세상 쓸데없는 짓”이라는 말이 있었다. 몇 경기 부진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제 페이스를 찾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도 불혹의 나이를 넘긴 투수다. 구속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상대는 더 이상 오승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해볼 만한 승부라고 여기는 느낌을 여기저기서 받을 수 있다. 이제 상대는 오승환이 나오면 경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물고 늘어져 보겠다고 덤벼들고 있다.
위압감을 주지 못하는 것은 마무리 투수에게 치명타다. 등장과 함께 경기를 매조질 수 있다는 아우라를 갖지 못한 마무리는 매 경기 어려운 승부를 겨룰 수밖에 없다.
아직 몇 경기 치르지 않았다. 다시 한번 “오승환 걱정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오승환이 지금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삼성 뒷문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다.
오승환은 다시 오승환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일단 바로 다음 경기서 어느 정도 회복력을 보여주느냐가 첫 번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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