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년 연속 통합 우승으로 삼성화재 이어 역대 두 번째 왕조 구축
도로공사 ‘현대·GS·흥국’ 3강 체제 깨고 챔프전서 ‘확률 0%의 기적’ 일궈
김연경이 주도한 흥행 돌풍…시즌 총관중 56만명·봄배구 14경기에 5만1천명
[※ 편집자 주 = 프로배구 2022-2023시즌 V리그가 6일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을 끝으로 6개월의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시즌을 정리하고, 10일 열리는 시상식 수상 전망,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외국인 선수 영입 등 비시즌 일정을 아우르는 프로배구 결산 기사 세 꼭지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6일 막을 내린 프로배구 19번째 시즌에서 남자부 대한항공과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마지막에 웃었다.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승 무패로 따돌리고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을 아우르는 통합 우승을 3년 연속 해냈다. 특히 2022-2023시즌 개막 전에 열린 프로배구컵대회 우승을 포함해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며 왕조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2010년대가 삼성화재의 시대였다면 2020년대는 명실상부한 대한항공의 전성시대다.
세터 한선수를 필두로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갖춘 대한항공은 V리그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로베르토 산틸리와 그 후임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선진 배구를 접목해 월등한 조직력으로 라이벌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2020-2021시즌 우리카드, 2021-2022시즌 KB손해보험을 각각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에서 따돌렸다면, 이번 시즌에는 리빌딩을 거쳐 다시 강팀으로 돌아온 현대캐피탈을 세 경기만에 돌려세우고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대한항공의 강점은 공수의 밸런스가 탁월해 빈틈이 없다는 데 있다. 날개, 중앙 공격은 물론 수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역사는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광고 문구처럼 통합 우승 3연패와 트레블 모두 삼성화재가 최초로 세운 기록이다.
그 뒤를 따라가는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까지는 ‘2인자’였지만, 출범 20번째를 맞이하는 2023-2024시즌에는 ‘일인자’로 올라서길 기대한다.
통합 우승 4연패와 두 번째 트레블을 이룬다면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마저 따돌리고 V리그 역사상 가장 굳건한 왕조를 개척한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의 부상 악재에도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을 제치고 챔프전에 올라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전력은 2년 연속 우리카드를 준플레이오프에서 눌러 ‘업셋’의 대명사로 저력을 발휘했다.
어느 정도 승패가 예견된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확률 0%의 기적’을 이룬 도로공사의 드라마틱한 반전극으로 시즌의 문이 닫혔다.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분류된 도로공사는 GS칼텍스, KGC인삼공사를 따돌리고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이변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우승 후보 현대건설을 2연승으로 물리치고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에 열세로 평가받은 도로공사는 챔프전 1, 2차전을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가 홈에서 3, 4차전을 잡아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6일 최종 5차전에서 5세트를 치르는 역대 챔프전 최장시간(2시간 38분) 혈투 끝에 흥국생명을 세트 점수 3-2로 따돌리고 대역전 ‘리버스 스윕’이라는 신기원을 열며 2017-2018시즌에 이어 5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일궜다.
4년 전 챔프전에서 흥국생명에 1승 3패로 무릎 꿇은 빚도 깨끗하게 갚았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올해 1월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가장 중요한 ‘봄 배구’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개막 15연승을 질주하며 선두를 독주한 현대건설은 부상에 쓰러진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의 공백 탓에 결국 시즌 후반 흥국생명에 1위를 내준 뒤 허무하게 플레이오프에서 퇴장했다.
현대건설의 낙마를 틈타 1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객관적 우세에도 끈끈한 수비와 베테랑의 관록을 앞세운 도로공사에 패해 통합 우승 직전에서 주저앉았다.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흥국생명)이 원한 14년 만의 챔프전 우승 반지도 물거품이 됐다.
6개월 장정을 마친 2022-2023시즌 V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서 3년 만에 100% 관중 입장과 함께 시작했다.
이번 시즌 총관중은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합쳐 56만1천445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2천111명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 6일 흥국생명과 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 가장 많은 6천125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최다 관중 경기 1∼13위가 모두 흥국생명의 홈 경기였을 정도로 김연경의 티켓 파워는 대단했다.
김연경의 흥국생명은 안방은 물론 원정에서도 환대받았고, 최다 관중 경기 1∼24위에는 늘 흥국생명이 있었다.
정규리그 252경기에서 동원한 시즌 총관중은 51만220명, 포스트시즌 14경기를 찾은 관중은 5만1천225명이었다. 포스트시즌 평균 관중이 정규 시즌 때보다 1천500명 이상 많은 3천659명에 달해 흥행의 기폭제 구실을 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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