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시리즈의 ‘자존심 대결’로 팬들의 관심이 큰 올해 마스터스 첫날 양 리그 소속 선수들이 나란히 공동 1위 자리를 나눠 가졌다.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천545야드)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는 PGA 투어 소속 욘 람(스페인)과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LIV 시리즈 소속 브룩스 켑카(미국)가 7언더파 65타로 공동 1위를 형성했다.
이번 대회에는 총 88명의 선수가 출전했고, 그 가운데 PGA 투어 소속 윌 잴러토리스와 LIV 시리즈의 케빈 나(이상 미국)가 1라운드에서 기권했다.
이로써 LIV 소속 선수는 전체 86명 가운데 17명이 됐다.
지난해 6월 출범한 LIV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에서 PGA 투어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US오픈과 디오픈에서는 모두 PGA 투어 소속이던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과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우승하며 PGA 투어의 자존심을 지켰다.
다만 스미스는 우승 후 LIV 시리즈로 소속을 옮겼다.
마스터스에서 PGA 투어와 LIV 시리즈가 경쟁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람은 현재 세계 랭킹 3위로 2021년 US오픈 우승자다. 올해 1∼2월에 PGA 투어에서 3승을 쓸어 담아 최근 흐름이 좋은 선수다.
이날 1번 홀(파4)에서 퍼트만 네 번 하며 더블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버디 7개와 이글 1개를 몰아치고 7언더파를 적어냈다.
마스터스에서 첫 홀 더블보기 후 우승한 사례는 1952년 샘 스니드가 유일하다.
호블란은 세계 랭킹 9위, PGA 투어 통산 3승이 있다. 메이저 우승은 아직 없고, 지난해 디오픈 공동 4위가 메이저에서 거둔 최고 순위다.
LIV 쪽의 선봉에 선 켑카는 별명이 ‘메이저 사냥꾼’일 정도로 메이저 대회에 강한 선수다.
세계 랭킹은 LIV 시리즈 대회에 세계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지 않아 지금 118위까지 내려갔지만 2017년과 2018년 US오픈, 2018년과 2019년 PGA 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에서 네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물론 이날 공동 6위까지 12명 가운데 LIV 선수는 공동 1위 켑카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내용 면에서는 PGA 투어가 앞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골프 대회에서 우승자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PGA 투어와 LIV 시리즈의 자존심 대결의 향방은 아직 예상하기 이르다.
LIV 선수로는 켑카 외에 스미스가 2언더파 70타로 공동 17위, 필 미컬슨과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이 1언더파 71타로 공동 26위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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