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에게 색다른 봄은 오지 않는 걸까. 정수빈은 개막 3안타 경기 뒤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졌다. 정수빈이 리드오프 자리에서 못 살아나가면서 두산 팀 타선도 개막전 이후 잠잠해진 분위기다.
두산은 4월 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3대 9로 패했다. 전날 짜릿한 1대 0 승리의 상승세를 못 이어간 두산이다.
이날 두산은 1회 말 양의지의 선제 적시타로 1대 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선발 투수 최승용이 2회 초 8실점으로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승기를 완전히 빼앗겼다. 두산 타선도 경기 내내 좀처럼 힘을 못 썼다. 5회 말 호세 로하스의 2점 홈런을 제외하곤 득점권 기회에서 제대로 된 두산의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 주말 리그 개막전에서 12득점을 기록한 뒤 0득점-1득점-3득점으로 3경기 연속 득점 난조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기대와는 달리 팀 득점력이 전혀 발휘되지 않는 분위기다.
리드오프 정수빈의 침묵이 팀 득점 난조와도 연관된 흐름이다. 정수빈은 개막전 3안타 맹활약으로 시즌 초반 부진했던 예년 흐름을 깨는 듯했다. 이날 3안타를 기록한 정수빈은 세 차례 출루에서 모두 홈을 밟아 팀의 12대 10 대역전극에 힘을 보탰다. 호세 로하스-김재환-양의지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 맛깔 나는 밥상을 차려주는 이상적인 그림이 나왔다.
하지만, 정수빈이 개막전 이후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지면서 팀 득점력도 동반 저하됐다. 게다가 최근 3경기 정수빈의 타석을 지켜보면 타구 질이 좋았지만 운이 나빴던 것도 아니었다. 경기에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해야 하는 리드오프기에 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중심 타선을 맞이하는 것과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중심 타선을 맞이하는 건 상대 투수가 느끼는 압박감의 강도가 다르다.
물론 정수빈을 마땅히 대체할 자원이 1군에서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시즌 개막 전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차세대 외야수 김대한이 손가락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점이 뼈아팠다. 백업 중견수 자원인 조수행은 경기 후반 중요한 대주자 역할을 맡고 있다. 양찬열이란 또 다른 젊은 외야 자원이 있지만, 두산 벤치 관점에선 수비 안정감이 뛰어난 베테랑 정수빈을 쉽사리 뺄 수 없는 분위기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개막 초반 주전 자리에 배치된 선수들에게 ‘믿음의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부상과 같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자신의 자리에서 계속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수빈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리드오프 자리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해마다 답답한 봄을 보냈던 정수빈의 ‘색다른 봄’이 올 시즌엔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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