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너무 힘들어하는데 두산 베어스 팬들은 왜 웃음만 나올까.
정규시즌 개막 전 양의지는 WBC 대표팀 합류를 위해 엄청난 강행군을 펼쳤다.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해 한국, 미국 애리조나, 다시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고된 이동 일정이 이어진 것. 거기에 WBC 대표팀 경기에서도 주전 포수 역할을 맡아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그렇게 고생했던 양의지는 두산 복귀 뒤에도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4월 1일 개막전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양의지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동안 교체 없이 끝까지 경기를 치렀다. 개막전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극적인 팀 끝내기 승리에 힘을 보탠 양의지는 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선발 포수로 출전해 9이닝을 모두 소화했다.
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역시 선발 포수 자리는 양의지의 몫이었다. 이날 선발 투수 곽빈과 배터리 호흡을 맞춰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합작한 양의지는 8회 말 2사 뒤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두산 벤치에선 대주자 교체 없이 양의지를 1루 주자로 남겼다.
후속 타자 김인태 타석 때 양의지는 런 앤 히트 작전으로 2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김인태의 타구가 상대 중견수 글러브에 맞고 튕기자 양의지는 더 힘찬 뜀박질을 펼쳤다. 2루를 거쳐 3루로 전력 질주하는 양의지의 힘겨운 얼굴에서 행복한 미소가 함께 지어지는 아이러니한 그림도 나왔다.
그렇게 3루까지 돌아 홈까지 파고들어 귀중한 선취 득점을 뽑은 양의지는 여전히 환한 미소를 머금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어진 9회 초 수비에서 마무리 투수 홍건희를 이끌어 이날 우중 혈투를 마무리한 양의지는 자신의 전력질주로 이끈 팀 승리의 순간을 만끽했다.
양의지는 개막 뒤 3경기 동안 모든 수비 이닝을 책임졌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양의지가 일주일 내내 경기에 나설 수 없기에 백업 포수 중요성이 더 커졌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양의지를 경기에서 빼는 게 상상이 안 갈 정도의 분위기가 형성됐다. 백업 포수 장승현은 개막 뒤 그라운드조차 밟을 기회가 없었다. 그만큼 양의지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두산 벤치의 믿음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그림이다.
물론 양의지가 힘들어도 이를 보는 두산 팬들은 웃음만 나온다. 그저 두산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만 봐도 행복할 뿐이다.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보이는 양의지의 사소한 표정, 행동 하나하나가 두산 팬들에겐 매일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활력소가 된다. 불과 3경기만 봤어도 그렇다. 두산팬들은 남은 141경기 아니 그 이상의 경기에서 양의지의 모든 걸 마음껏 즐길 준비가 됐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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