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드컵보다 기대돼…4년 뒤엔 정신적 지주로 데려가 주셨으면”
(파주=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수원FC)은 ‘참패’를 경험한 4년 전 여자 월드컵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일 오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지난해 발목 수술을 받고 1월 대표팀에 복귀한 지소연도 어김없이 명단에 이름을 올려 동료들과 7월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준비한다.
훈련에 앞서 인터뷰에 나선 지소연은 “발목 수술 후 4개월 정도 지났는데, 상태는 호전되고 있다. 100%는 아니지만, 천천히 몸을 만들며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소집에 대해 “최종 소집 전 마지막 소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이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열흘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어떻게 월드컵을 준비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고 분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캐나다 대회, 2019년 프랑스 대회에 이어 3번째로 월드컵에 나서는 지소연의 각오는 남다르다.
캐나다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던 한국은 프랑스에선 조별리그 3전 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지소연은 “2019년에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 출전했는데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그때 심정이 말로 표현이 안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 감정을 우리 후배 선수들에게는 또다시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는 지소연은 “열심히 준비해서 월드컵을 정말 재미있게 치르고 싶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여자축구를 이끌어 온 지소연, 조소현(토트넘), 김혜리(현대제철) 등 ‘황금세대’가 어느새 30대에 접어들면서, 이들에겐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일지 모른다.
지소연도 “황금 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대가 많이 된다”고 했다.
그는 다음 월드컵 출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한국 나이로 33살인데, (만 나이가 적용되면) 32살로 어려진다. 4년 뒤 36살 때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은 지소연은 “일단 거기까진 생각을 안 하고 있다. 한 살 어려졌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동기부여도 됐다. 이번 월드컵에서 잘하고, 36살 때는 경기는 못 뛰더라도 정신적인 지주로 데려가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의 말대로 일단 초점을 맞춰야 할 대회는 다가오는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이다.
한국은 2월 아널드 클라크컵에서 잉글랜드(0-4 패), 벨기에(1-2 패), 이탈리아(1-2 패)에 3전 전패를 당했고, 이를 통해 월드컵에 앞서 보완해야 할 숙제를 확인하고 왔다.
지소연은 “잉글랜드전에선 수비적인 전술을 펼쳤지만, 벨기에와 이탈리아전은 ‘부딪쳐 보자’라는 생각으로 전방 압박을 해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월드컵 전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을 더 끌어올리고, 박스 근처에서 기회가 왔을 때 한 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력을 좀 더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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