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요청으로 룸메이트…”예민했던 장재영 많이 달라져 정말 기대돼”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미완의 대기’ 장재영(21)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전지훈련에서 이정후(25)와 룸메이트로 2주가량 같은 방을 썼다.
키움 구단이 팀 주장이자 핵심인 이정후에게 먼저 장재영과 같은 방을 써달라고 요청해서다.
이정후는 구단의 기대대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캠프에 합류하기 전까지 장재영의 ‘멘털 코치’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30일 열린 KBO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장재영과 애리조나에서 밤에 같이 있으면서 정신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얼마나 달라졌을지 기대된다”고 캠프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액이자 프로야구 역대 2위인 9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2021년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시속 150㎞ 중반대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 1군에서 승리 없이 2시즌 통산 1패 평균자책점 8.53에 그쳤다.
가장 큰 문제는 제구였다.
장재영은 통산 2시즌 동안 31⅔이닝을 던져 볼넷 31개를 허용했다.
지난겨울 호주 질롱 코리아에서 뛰며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3.30을 거두는 동안 30이닝에 볼넷 9개만을 내주며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줬던 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5선발 자리를 꿰찼다.
애리조나 캠프 기간에 구단이 자체 촬영한 유튜브 영상에서 “직구만 놓고 보면 안우진보다 장재영이 낫다”고 했던 이정후는 장재영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이정후는 “(안)우진이도 안 하는 생각을 (장)재영이가 하고 있더라. 안타를 하나 맞으면 ‘내가 안타를 맞았어!’라고 떨쳐내지 못하는 성격”이라며 “다행히 멘털이 많이 바뀌었다. 정말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지나간 것보다 다가올 것을 많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 같은 야구 선수는 매일 경기해야 한다. 지나간 일을 빨리 잊고 다가올 것을 준비하는 습관을 지니면 더 잘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5선발로 시즌을 맞이하는 장재영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시즌 첫 등판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조금 안 좋으면 다시 (질롱 코리아에서 던졌던) 1월로 생각이 돌아갈 것”이라며 “앞으로 잘할 거만 생각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계속 옆에서 해주고 있다”고 했다.
장재영까지 선발진에서 한자리를 꿰찬다면, 키움은 안우진∼에릭 요키시∼아리엘 후라도∼최원태∼장재영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 선발진을 구축한다.
올해 키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게 목표인 이정후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장재영이 마운드에서 제 기량을 펼치길 바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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