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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축구협회, 올초부터 공정위 중심 추진단 구성해 사면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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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사건 등으로 징계를 받은 축구인 100명을 사면해 질타를 받다 철회한 대한축구협회가 올해 초부터 사면을 추진해 온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1일 축구계 관계자들의 이야기와 취재를 종합하면, 협회는 지난 1월초 서창희 공정위원장(변호사)을 필두로 사면추진단을 구성해 축구인들의 사면을 논의했다. 추진단 구성도 공정위 위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추진단은 당시 협회 이사회와 일부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전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협회는 지난해 11~12월 열린 카타르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고 우리 정부가 지난해 12월28일 이명박 전 대통령 등 1373명을 특별사면하면서 “국민통합을 위한 결정”이란 메시지를 낸 점을 참조해 사면을 검토하기로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다만 추진단 구성과 사면 검토 사실을 외부에는 함구하며 보안에 신경을 썼다. 협회 관계자는 본지에 “외부에 알렸다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겠지만, 한편으론 원활한 사면 추진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걸로 안다”고 했다. 반대 여론을 크게 의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회는 사면 발표도 기습적으로 했다. 지난달 28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우리 대표팀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축구인 100인의 사면을 발표했다. 사면 대상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영구 제명된 선수 48명도 포함됐다. 하지만 사면은 사흘 만에 철회됐다. 협회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회의한 뒤 징계 사면 건을 전면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사면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면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선 축구계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승부조작 주동자 A선수를 시·도축구연맹 임원으로 앉히기 위해 사면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설과 B선수의 가족이 오랫동안 뒤에서 협회를 여러모로 뒷바라지해 온 점을 인정해 ‘보은 사면’을 해주려 했다는 설 등이 난무하고 있다.

2011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영구제명된 C선수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황당했다”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고 갑자기 협회가 이야기를 꺼내놓고 다시 철회한 것도 사실 당황스럽다. 사전에 연락도 없었다. 잘못했기 때문에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이번 협회의 결정은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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