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활약이 결국 개막전 엔트리 등록으로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3월 31일 오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 엔트리를 발표했다. 전체 1순위 ‘괴물 신인’ 김서현이 제외된 가운데 봄을 뜨겁게 달군 또 한 명의 신인 문현빈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문현빈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슈퍼 루키다. 북일고 시절부터 남다른 리더십, 그리고 뛰어난 수비와 타격을 자랑하며 당당히 프로 무대에 진출했다.
고교야구와 프로야구의 차이가 크다고 하지만 문현빈의 적응 속도는 남달랐다. 올해 봄 한화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이었고 매 순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미소를 짓게 한 선수이기도 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매우 좋았다. 13경기 출전, 29타수 10안타(타율 0.345) 9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2루타는 3개, 6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다. 출루율과 장타율 모두 4할 이상을 기록했다.
타격에 대한 재능은 수베로 감독이 인정했다. 그는 “만약 문현빈이 미국에 있었다면 이미 루키 리그를 평정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수베로 감독의 말처럼 시범경기에서 문현빈만큼 좋은 타격감을 자랑한 신인 타자는 없었다.
수비는 활용도가 높았다. 문현빈의 본래 포지션은 내야수로 2루수와 유격수를 고루 맡을 수 있다. 그런데 수베로 감독은 외야수 문현빈의 재능도 확인했다. 물론 시범경기 기간 동안 외야수, 내야수로서 완벽한 수비를 펼친 건 아니었지만 신인 야수라는 것을 고려하면 크게 나쁘지도 않았다.
물론 이제 첫 시즌을 치르는 순수 신인 선수이기 때문에 섣부른 고평가는 금물이다. 첫발을 디디는 선수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신인의 시범경기 활약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지 않는 사례는 적지 않았다. 지난 2022시즌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만 봐도 그렇다.
문현빈 역시 “이제 시작이다. 아직 적응해야 할 부분도 많고 대처해야 할 상황도 많다. 시범경기다 보니 상대 입장에선 나에 대한 분석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기록이 좋게 나온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치기 어려워질 텐데 그런 부분을 빨리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건 문현빈의 BQ(베이스볼 IQ)가 상당히 좋다는 것이다. 수베로 감독은 “그는 BQ가 매우 좋은 선수다. 그러면서 뛰어난 운동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겁 없는 선수라는 것 역시 문현빈이 가진 강점”이라고 극찬했다.
문현빈은 신체 조건이 매우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뛰어난 BQ, 그리고 운동 능력이 밑바탕이 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어쩌면 KBO리그에 존재하는 ‘작은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또 다른 선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과연 문현빈은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룰 수 있을까. 또 KBO리그 최고의 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낼 수 있을까. 그의 데뷔 경기가 기대되는 하루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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