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인천 서구청 공무원들이 주말에 열리는 민간 체육단체 행사에 동원될 상황에 놓이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31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관내 민간 체육단체인 모 체육회는 다음 달 1일 주민의날을 맞아 6개 종목으로 구성된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서구는 해당 지역 출장소와 7개 동 행정복지센터 소속 공무원 160여명을 대상으로 체육대회에 참석해 행사 지원에 나서도록 했다.
이들 공무원은 토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행사가 끝나는 오후 4시 30분까지 의무적으로 참석해 행사 준비부터 뒷정리까지 맡아야 한다.
내부 게시판에는 공식 일정이 아닌 민간 단체 주말 행사에 공무원을 강제로 동원하는 것은 불합리한 관행이라며 불만이 들끓고 있다.
주말의 경우 현행 규정상 최대 4시간밖에 초과 근무 수당을 받지 못해 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 직원은 “행사 준비에 마무리까지 하려면 8시간으로도 부족하고 일부는 10시간 가까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며 “체육대회 날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불편하다”는 글을 남겼다.
이 게시글에는 “초과근무 인정은 물론 특별휴가도 당연히 줘야 한다”거나, “연차도 다 못 쓰는 근무 환경에서 보상보다 직원들 참여 의사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익명을 요청한 공무원 A씨는 “민간 단체 행사에 부득이한 사유를 제외한 모든 직원을 출근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뒷정리까지 하고 나면 오후 8시는 훌쩍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구는 민간 행사 지원인 탓에 규정 외 초과근무 인정은 어렵지만, 행사 당일 2교대 근무를 도입해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구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다 보니 구청의 지원이 불가피하다”며 “오전·오후 조로 나눠 직원들을 행사 지원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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