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남미축구연맹 본사서 “국민이 축구 사랑하는 곳에 가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5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새 개최국 후보로 아르헨티나가 급부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30일(현지시간) 파라과이의 남미축구연맹(CONMEBOL)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두 아르헨티나의 축구 열기를 알고 있다. 이 정도 수준의 대회를 충분히 열 수 있는 국가”라며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통을 생각하면 아주 괜찮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시급하고 시간이 부족해 긴급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모든 게 준비돼 있고, 국민들이 FIFA·축구·U-20 월드컵을 사랑하는 게 명백한 개최지로 가야 한다. 남미와 아르헨티나가 그런 곳이라는 걸 안다”고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2, 3일 내로 대륙별 연맹끼리 논의해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는 이미 인도네시아를 대신해 이번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요청서를 FIFA에 공식 제출한 상태다. 이외 공식 요청서를 낸 국가는 아직 없다.
올해 말 열리는 U-17 월드컵 개최국 페루나 지난해 월드컵을 연 카타르 등도 거론되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아르헨티나 이외 후보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회는 본래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FIFA는 전날 인도네시아의 대회 개최권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FIFA는 인도네시아축구협회에 대한 추가 징계도 고려 중이다.
개최지인데도 정치권이 정치·종교적 명분을 내세우며 대회를 둘러싼 외교적 마찰을 빚어온 데 따른 조치다.
특히 이스라엘과 갈등이 문제가 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스라엘이 본선에 진출하자 이슬람 형제국인 팔레스타인을 박해하는 이스라엘 선수단의 입국을 거부해야 한다는 반이스라엘 여론이 형성됐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이런 여론에 편승하면서 논란을 이어갔고, 일부 강성 무슬림들이 이스라엘 선수단이 입국하면 이들을 납치하겠다고 협박하자 FIFA는 결국 인도네시아의 유치권을 박탈했다.
인도네시아는 대회 준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쏟았지만 기대했던 관광 수입이 사라지는 등 대규모 경제적 손실을 떠안게 됐다.
개최국 자격으로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에 주어진 대회 본선 직행 티켓도 회수될 처지다.
신태용 감독은 현지 매체들과 기자회견에서 “개최권을 박탈당했어도 본선 진출권은 유지된다면 정상 훈련에 들어가겠지만 아직은 모르겠다”며 “어린 선수들의 꿈과 희망이 없어져 가슴이 아프다”고 아쉬워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대표팀도 이 대회에 나선다. 이달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에서 4강에 오르면서 출전 자격을 따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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