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안타를 쳤던 그때로 다시 돌아오는 것인가.
아직 단정짓긴 이르지만, 시범경기에서 LG 트윈스 내야수 서건창(34)이 보여준 모습은 우리가 이전에 알던 서건창의 모습이었다. 빠르게 공을 잡기 위해 뛰어다니고, 타석에서는 끈질기게 투수들과 승부했고 뻗어 나가는 타구의 질도 나쁘지도 않았다.
서건창은 시범경기 13경기에서 타율 .362 17안타 4타점 5득점 4도루를 기록했다. 시범경기지만 타율, 최다안타 1위에 올랐다. 13경기 중 무안타 경기는 단 두 번이고, 멀티히트도 6번이나 기록했다. 꾸준함을 보여줬다.
서건창은 한국 야구의 한 획을 그은 선수다. 2014시즌 타율 0.370에 KBO리그 최초 200안타를 치며 그 해 시즌 MVP는 물론이고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다. 2015시즌에는 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이 있었지만 다시 일어나 2016시즌 타율 0.325 182안타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서건창은 최근 몇 시즌 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정든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온 2021시즌 타율 .253에 머물렀다. 그때는 130안타를 치며 세 자릿수 안타를 치며 자존심을 지난 시즌에는 바닥을 찍었다. 데뷔 후 가장 저조한 타율 .224에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며 77경기 출전에 그쳤다.
200안타를 쳤던 선수다. 타격에 관해서는 분명 재능이 있는 선수다. 장타를 장착하기 위해 타격폼을 자주 수정하다 보니 이전에 폼을 잃었지만, 염경엽 LG 감독의 지휘 아래 예전의 폼으로 다시 돌아가 감을 찾고 있다.
서건창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염경엽 감독과 히어로즈에서 함께 했는데 당시 네 시즌 동안 서건창은 타율 .324 560안타 109타점 351득점 2루타 108개, 3루타 30개, OPS(출루율+장타율) 0.851로 맹활약했다.
서건창이 부활하면 LG 타선은 더 짜임새 있는 타선이 된다. 서건창은 박해민과 함께 테이블세터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발 빠른 두 선수가 안타를 치고, 볼넷을 얻고 나가 루상에서 투수들을 괴롭힌다면 어떨까? 또 서건창이 수비에서 호수비를 펼치며 이전의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투수들은 얼마나 든든할까.
상상만 해도 행복한 시나리오다. 신고선수 출신인 서건창은 이전부터 절실함과 간절함이란 무기를 가지고 리그를 뛰어왔다. 2021시즌, 2022시즌에 거쳐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지만 모두 미뤘다. 그의 이름 앞에는 ‘FA 삼수생’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고 있다.
서건창이 200안타 시절의 폼을 되찾아 웃을 수 있을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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