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통합우승을 향한 ‘기적의 손길’이 필요하다.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가 마침내 격돌한다.
지난 19일,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이후 자그마치 10일을 기다려온 빅매치가 성사됐다. 시즌 초 상상했던 그림과는 조금 달라졌다. 리그 1,2강을 달리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당연히 챔프전에서도 만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챔프전의 최종 대척점에는 도로공사가 들어섰다. 현대건설은 선수 부상 이탈로 인해 급격히 무너졌다. 도로공사는 단단한 중원, 그리고 리그 중후반부터 살아난 박정아와 캣벨의 화력을 앞세워 6라운드 4연승으로 정규시즌을 끝냈다.
이 날을 위해 모든 팀이 6개월 간 치열하게 경쟁했다. 마지막에 가장 높은 곳에서 기다린 팀은 김연경의 화력을 내세운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 홈 구장에 방문하면 선수 입장 시 김연경을 호명할 때 환호성이 가장 높다. 포인트는 그 다음이다. 가장 마지막에 들어서는 이원정이 김연경 못지 않은 박수갈채를 받는다.
세터 이원정은 지난 2017-18시즌 도로공사에 프로로 입단했다. 이후 GS칼텍스에서 백업 세터 시절을 보낸 후 올 시즌 권순찬 전 감독의 선택으로 흥국생명에 영입됐다. 박혜진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됐고, 김다솔만으로는 한 시즌을 온전히 운영하기는 어려웠다.
팀에 건너온지 이틀만에 교체로 흥국생명 데뷔전을 치른 이원정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냈다.
이원정은 운영 외에도 신장(175cm)을 이용한 블로킹을 특기로 내세운다. 권 전 감독 경질 이후 감독대행을 맡았던 김대경 코치는 1월 기업은행전에서 이원정을 원포인트블로커로 기용해 눈길을 모았다. 당시 4번 시도에 1득점을 끌어내며 분위기를 잡아놓고 들어갔다.
이후 점차 출전시간을 늘려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에 앉았다. 얼마 되지 않아 이원정의 별명은 ‘보물’, ‘복덩이’가 됐다.
이원정이 박수갈채를 받는 이유는 멀리 있지 않다. 그 어떤 훌륭한 공격수라도 세터가 볼을 주지 않으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일단 올려주기만 하면 득점을 내오는 김연경을 적극 활용하는 운영이 주 포인트로 꼽힌다. 김연경의 점유율이 상당히 높긴 하나 옐레나와의 분배운영 또한 균형있게 잘 이뤄진다. 흥국생명의 엔진인 윙 공격수들에게 타점이 살아있는 토스를 전달한다. 백토스 또한 준수하다.
중원 활용도 훌륭하다. 김나희와 이주아에게 이동공격과 속공 토스도 곧잘 뿌리며 균형잡힌 운영을 선보인다. 또한 네트 앞에서는 신장을 이용해 블로킹 득점을 적극적으로 내거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득점을 알토란같이 들고오기도 한다.
물론 그의 세팅이 늘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전까지 백업이었고 주전으로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았다. 팀 리시브가 불안하면 급격히 토스가 낮아지는 경향도 보인다. 종종 보이는 부상도 하나의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이원정은 올 시즌 챔프전을 좌지우지할 하나의 ‘키’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그를 프로에 입문시킨 것은 이 날 적장으로 만나는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다. 김종민 감독 역시 이윤정을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운영 대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세터가 공을 주지 않으면 화력도 중앙도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모든 것은 두 팀 야전사령관의 손 끝에 달렸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회복에 집중해온 이원정은 역시 몸 상태가 가장 첫 번째 관건이다. 컨디션을 살피며 김다솔과 적절한 교체투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원정은 올 시즌 GS칼텍스 소속으로 KOVO컵 우승을 맛보고 흥국생명에 건너와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들었다. 만일 통합우승을 달성하면 2022-23시즌 트레블을 이루게 된다.
프로 첫 시즌(2017-18시즌)부터 도로공사에서 통합우승을 경험하고, 2020-21시즌 GS칼텍스에서도 트레블을 달성한 이원정이 흥국생명에도 통합우승의 봄기운을 전달할지 기대가 모인다.
2022-23시즌 여자부 진정한 챔피언을 가릴 첫 발걸음,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오후 7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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