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사실상 확정·리그 4위도 위태…1년 4개월 만에 결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최송아 기자 = 손흥민이 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안토니오 콘테(이탈리아) 감독을 결국 경질했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콘테 감독이 상호 합의로 구단과 결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1년 11월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던 콘테 감독은 1년 4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구단은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가 남은 시즌 감독 대행을 맡고,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수석코치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2021-2022시즌 초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포르투갈) 감독 체제에서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그를 4개월 만에 경질하고 콘테 감독을 앉혔다.
첼시(잉글랜드), 유벤투스, 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 등을 이끌며 여러 차례 우승을 이끈 콘테 감독은 토트넘에서 첫 시즌 리그를 4위로 마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을 따냈다.
이 시즌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23골)에 오르기도 했다.
히샤를리송, 이반 페리시치 등을 새로 영입한 이번 시즌에도 토트넘은 리그에서 15승 4무 9패로 승점 49를 쌓아 4위를 달리며 UCL 출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UCL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그컵에선 모두 탈락해 사실상 ‘무관’이 확정되며 콘테 감독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을 끝으로 토트넘은 어느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가기 직전 경기인 19일 최하위 사우샘프턴과의 28라운드에서 3-3으로 비기며 리그 4위 경쟁마저 위태로워진 건 결국 구단의 경질 결단으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두 경기를 덜 치른 5위 뉴캐슬(승점 47)에 바짝 쫓기고 있다.
여기에 사우샘프턴과의 경기를 마치고 콘테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은 경질설에 힘을 실었다.
당시 콘테 감독은 팀이 3-1로 앞서다가 막판에 무너진 데 대해 “문제는 우리가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11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뛰는데, 이기적인 선수들이 보인다. 서로를 도우려 하지 않고, 마음을 주지 않는 선수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은 중요한 무언가를 위해 경기하지 않고, 압박감과 스트레스 속에서 경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것이 토트넘의 이야기다. 20년 동안 구단주가 있었지만, 왜 아무것도 얻지 못했는가. 구단 혹은 이곳에 있던 모든 감독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토트넘은 2019년 11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아르헨티나) 전 감독을 시작으로 3년여 사이에 조제 모리뉴(포르투갈·현 AS로마), 산투, 콘테까지 4명의 감독을 경질했다.
A매치 휴식기 이후 토트넘은 다음 달 4일 오전 4시 에버턴과 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부터 팀을 이끌 스텔리니 대행은 ‘콘테 사단’의 일원으로 토트넘에 합류했고, 지난달 콘테 감독이 담낭염으로 수술을 받았을 때 사령탑 역할을 대신한 바 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우리에겐 EPL 10경기가 남아있으며, UCL 진출권 획득을 위해서도 싸워야 한다.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라며 “클럽과 서포터스를 위해 가능한 최고의 결과를 내고자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콘테 감독이 떠나면서 손흥민의 팀 내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시즌 안와골절 부상 등으로 지난 시즌만큼의 기량을 보이지는 못하는 손흥민은 스텔리니 대행이 지휘한 리그 경기에서 연이어 벤치에 앉기도 했다.
다만 최근 리그 2경기에선 연속 공격 포인트(1골 1도움)을 기록했고, 국가대표팀 소집 이후 24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선 멀티골을 터뜨리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한편 차기 사령탑 후보로는 최근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경질된 율리안 나겔스만(독일) 감독과 독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올리버 글라스너(오스트리아) 감독,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스페인을 지휘했던 루이스 엔리케(스페인) 감독 등이 거론되며, 포체티노 감독의 복귀설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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