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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33) 이후 한국 피겨계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차준환(22)과 이해인(18)이 올림픽 다음으로 큰 대회인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남녀 싱글 은메달을 목에 거는 새 역사를 창조했다. 내친 김에 한국은 김연아 이후 올림픽 메달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차준환·이해인의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동반 은메달 획득은 한국 피겨사에 한 획을 그은 성과로 남았다. 이해인이 먼저 지난 23일 총점 220.94로 사카모토 가오리(일본·224.61점)에 이어 은메달을 땄고 24일에는 차준환이 총점 296.03으로 우노 쇼마(일본·301.04점)에 뒤진 값진 은메달을 더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선 것은 김연아 이후 두 선수가 처음이다. 남녀 동반 메달도 한국 피겨 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해인은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여자 선수 메달을 얻었고 차준환은 남자 선수 최초로 시상대에 올랐다. 2020년 전까지 김연아를 제외하면 10위 안에 든 선수도 손에 꼽을 만큼 적었던 한국 피겨계에 새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한국 피겨는 양적으로도 팽창하고 있다. 눈길을 주니어 무대로 돌리면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은 은메달을 총 4개나 획득했다. 지난달 캐나다에서 마무리된 주니어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여중생 신지아(15)가 은메달을 차지했고 아이스 댄스에서는 임해나-취안예 조가 은메달을 추가했다.
신지아는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은메달을 땄고 임해나-취안예 조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입상했다. 이밖에 한국은 김예림(20)이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금메달과 왕중왕전인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선수권에 첫 출전한 김채연(17)은 프리스케이팅 3위(139.45점)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상승세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의 선전을 기대케 하고 있다. 실제 차준환이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받은 296.03점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동메달에 해당하는 점수다. 이해인은 올 시즌 두 메이저 대회(4대륙 우승·세계선수권 2위)에서의 입상을 토대로 세계 랭킹을 4위까지 끌어올렸다.
‘제2의 김연아’에 가장 가깝다는 신지아는 또 하나의 잠재적 복병이다. 주니어 세계선수권 2년 연속 입상 등 김연아가 가는 길을 고스란히 밟고 있다는 신지아는 본격적인 성인 무대 데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26년은 만 18세의 나이로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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