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인’도 놀랐다. 그만큼 이소희의 성장 속도는 대단했다.
부산 BNK는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3전 전패, 준우승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정은 감독 부임 이후 ‘이기는 팀’으로 변화한 그들 사이에서도 이소희의 성장 속도는 대단히 놀랍다.
이소희는 BNK 스코어러로서 차세대 슈터로서의 가치 역시 증명했다. 2022-23시즌 30경기에 모두 출전한 그는 평균 34분 29초 동안 16.8점 4.4리바운드 2.4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다.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3점슛은 77개를 성공하며 무려 5시즌 연속 3점슛 타이틀을 차지한 강이슬을 제쳤다.
프로 데뷔 초기만 하더라도 이소희는 슈터보다는 슬래셔에 가까웠다. 좋은 신체조건, 그리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다소 투박하지만 파이팅 넘치는 돌파를 자랑했다. 그러나 2020-21시즌을 기점으로 그는 달라졌다. 슈팅 거리를 늘려 이제는 내외곽을 오갈 수 있는 만능 득점원이 됐다. 현재는 강이슬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슈터로서의 재능을 증명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우승 후 “이소희가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그의 말이 단순한 립서비스는 아니었다. 이소희를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활용했다. 그 과정에서 박혜진의 체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나윤정을 초기 투입하는 등 어떻게든 막아내려 했다. 100% 전력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천하의 위 감독조차 이소희를 막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할 정도로 그의 성장은 대단했다. 특히 슈터로서의 움직임은 날카로웠다. 선이 굵은 강이슬과는 다른 스타일. 특히 수비에 한 번 막히더라도 스텝백 이후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다양한 기술을 자랑했다.
이소희는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서 평균 14.6점 3.6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은 9개로 경기당 3.0개, 성공률은 39.1%. 사실상 출전 시간 내내 술래잡기를 했음에도 이 정도 스탯을 뽑아냈다는 건 기록 이상의 퍼포먼스라고 볼 수 있다.
이소희의 대단한 성장세는 세대교체 속도를 높여야 할 여자농구 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현시점에서 강이슬과 함께 트윈 슈터로서 상대를 위협할 최고의 무기가 바로 그다.
현재 대표팀에는 강이슬 외 확실한 슈터가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 박혜진, 김단비 등 이제는 노장이 된 그들의 다음 세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소희가 있다는 건 매우 반가운 일이다. 박지수라는 세계 최고 빅맨의 수준 높은 스크린까지 받을 수 있다면 그의 화력은 배가 될 수 있다.
이미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월드컵 최종예선, 본선을 통해 국제무대를 경험한 이소희다. 이를 바탕으로 한층 더 성장한 그이기도 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급성장한 자신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어느새 WKBL 최고의 득점원이 된 이소희. 그의 여름은 매우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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