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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우승에 목마른 트라우트 vs 오타니, 22일에 한 명만 웃는다

연합뉴스 조회수  

만년 하위팀 MLB 에인절스서 한솥밥 먹는 미일 ‘야구 천재’…결승서 얄궂은 운명

WBC 4강전서 7회 동점 3점 홈런이 터지자 양팔 벌려 기뻐하는 오타니
WBC 4강전서 7회 동점 3점 홈런이 터지자 양팔 벌려 기뻐하는 오타니

[USA 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마이크 트라우트(미국)와 오타니 쇼헤이(일본)는 두 나라를 대표하는 야구 천재다.

먼저 외야수 트라우트는 2011년 에인절스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세 번이나 차지했다. 올스타에 10번 선발되고,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는 실버슬러거를 9번 받은 현역 최고의 타자다.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를 거쳐 2018년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빅리그 초창기를 주름잡은 베이브 루스 이래 만화 같은 투타 겸업을 21세기에 병행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시대 야구의 아이콘이다.

2018년에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거머쥐고 2021년에는 만장일치로 리그 MVP를 받았다. 작년에도 2021년에 버금가는 성적을 남겼지만, 리그 홈런 기록을 61년 만에 갈아치운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에게 밀려 MVP 투표에서 2위에 머물렀다.

베네수엘라를 꺾고 8강 진출을 자축하는 트라우트(27번)
베네수엘라를 꺾고 8강 진출을 자축하는 트라우트(27번)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6년째 같은 팀에서 뛰는 둘의 간절한 소망은 우승이다. 두 명의 MVP를 보유하고도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에인절스의 ‘가을 야구’는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에인절스는 ‘천재들의 실력을 소모하는 구단’이라는 오명을 자초했다.

둘은 팀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의 소망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룰 기회를 잡았다.

WBC 쿠바와의 4강전에서 1타점 2루타를 치는 트라우트
WBC 쿠바와의 4강전에서 1타점 2루타를 치는 트라우트

[USA 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이 21일(한국시간) 멕시코에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두고 14년 만에 결승에 오르면서 ‘야구 종가’를 자부하는 미국과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트라우트는 빅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으며, 오타니도 2016년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게 프로에서 유일한 우승 이력이다.

에인절스라는 이름 대신 각각 성조기(트라우트)와 일장기(오타니)를 가슴에 차고 동지에서 적으로 대결하는 22일 WBC 결승에서 트라우트와 오타니 중 얄궂게도 한 명만 웃는다.

무라카미의 WBC 4강전 끝내기 안타 때 홈을 밟고 기뻐하는 오타니
무라카미의 WBC 4강전 끝내기 안타 때 홈을 밟고 기뻐하는 오타니

[EPA=연합뉴스]

트라우트, 오타니 모두 WBC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트라우트는 미국대표팀의 주장이며, 이번 대회에서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오타니 역시 더그아웃에서 주장이나 다름없는 행동을 한다.

트라우트는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타율 0.318에 출루율 0.444, 홈런 1개에 7타점을 올리며 미국 타선을 이끈다.

오타니는 타자로는 타율 0.450에 홈런 1개, 8타점을 올렸다. 투수로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해 WBC에서도 위대한 투타 겸업을 이어갔다.

둘의 투타 대결은 이번 대회의 백미이자 꿈의 매치업으로 꼽힌다. 트라우트도 투수 오타니와의 대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MLB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더는 선발로는 WBC 마운드에 오를 수 없어 천재들의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다만, 오타니가 결승전 구원 등판에 여지를 열어뒀기에 경기 상황에 따라 후반께 트라우트와 대결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프로야구의 본산 격인 메이저리그를 앞세운 미국과 아시아의 맹주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을 갖춘 일본의 결승전은 WBC 조직위원회가 그린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기도 하다. WBC 출범 20년을 맞이하는 2026년 차기 대회를 앞두고도 흥행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에인절스 중심 타자 트라우트와 오타니
에인절스 중심 타자 트라우트와 오타니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WBC 조직위는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미국이 결승에 비교적 쉽게 오르게끔 미리 발표한 8강 대진 일정을 슬그머니 바꿔 빈축을 샀다. 미국이 멕시코에 밀려 C조 2위로 8강에 오르자 벌어진 일이다.

그 덕에 미국은 일본 대신 만난 쿠바를 4강에서 대파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일본은 2006년,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우승을 노린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 야구가 전원 빅리거로 구성된 종주국 미국을 깬다면 7전 전승으로 우승하는 신화를 쓰고 일본프로야구 출범 당시부터 다져온 미국을 넘겠다는 오랜 꿈을 실현한다.

◇ 트라우트 vs 오타니 비교표(21일 현재)

마이크 트라우트
(에인절스·미국)
선수
(소속팀·국가)
오타니 쇼헤이
(에인절스·일본)
1991년 8월 7일 생년월일 1994년 7월 5일
외야수 포지션 투수 겸 지명 타자
타율 0.303, 350홈런
896타점, 1천543안타
MLB 통산 성적 타율 0.267, 127홈런
342타점, 530안타
28승 14패, 탈삼진 441개
평균자책점 2.96
타율 0.318, 홈런 1개
7타점, 출루율 0.444
2023 WBC 성적 타율 0.450, 홈런 1개
8타점, 장타율 0.800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
신인상, MVP 3회,
실버슬러거 9회, 올스타 10회
MLB 주요 수상 이력 신인상, MVP 1회,
실버슬러거 1회, 올스타 2회
3천712만달러 2023년 연봉 3천만달러

cany9900@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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