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표로 출전한 탬파베이 레이스 외야수 랜디 아로자레나, 딱 ‘큰 경기 체질’임을 보여줬다.
아로자레나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1번 좌익수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1삼진 기록했다.
팀은 5-6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준결승에서 탈락했지만, 공수에서 그의 활약은 빛났다.
경기 초반에는 글러브가 빛났다. 5회말 수비가 백미였다. 첫 타자 오카모토 카즈마의 잘맞을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펜스 위에서 공을 낚아챘다. 발사 각도가 39도로 다소 높았지만, 타구 속도 105.3마일, 비거리 378피트로 잘맞은 타구였다.
멕시코 선발 패트릭 산도발은 모자를 벗으며 동료의 호수비에 경의를 표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같은 이닝 2사 만루 상황에서는 곤도 겐스케의 잘맞은 타구를 쫓아가 뒷걸음질치며 잡아내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앞선 푸에르토리코와 8강전에서도 호수비를 보여줬던 그는 이번에도 좋은 수비를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타석에서는 8회초 빛을 발했다. 3-3 동점을 허용한 직후 진행된 공격, 선두타자로 나온 그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우익수 키 넘기는 2루타를 때려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어 알렉스 버두고의 좌중간 가르는 2루타로 홈을 밟았다.
쿠바 출신이지만, 쿠바를 탈출한 이후 멕시코 국적을 취득해 이번 대회 멕시코 대표로 나선 그는 6경기에서 타율 0.450(20타수 9안타) 1홈런 9타점 기록하며 멕시코가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2020시즌 포스트시즌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당시 아로자레나는 포스트시즌 20경기에서 77타수 29안타 10홈런 1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단일 포스트시즌 개인 최다 홈런, 타점, 누타수 기록을 경신했으며 데릭 지터가 갖고 있던 신인 최다 안타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때도 이번에도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단기전에서 강한 선수임을 증명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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