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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오타니-사사키보다 ‘150㎞’ 이마나가, 두산 좌완영건의 시선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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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KT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두산 좌투수 최승용. /사진=안호근 기자
20일 KT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두산 좌투수 최승용. /사진=안호근 기자

[수원=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이마나가 쇼타(30·요코하마). 두산 베어스 좌완 영건 최승용(22)의 선택은 의외였다. 160㎞를 웃도는 불 같은 강속구를 뿌리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사사키 로키(22·지바롯데)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지만 그는 자신과 닮아 있는 이마나가에게서 배울 점을 찾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라울 알칸타라-딜런 파일-최원준-곽빈에 이은 5선발 자리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최승용은 박신지(24), 김동주(21) 등 후보군 중 가장 앞서가는 후보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7패 5홀드 평균자책점(ERA) 5.30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캠프 기간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최승용은 1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⅓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2실점했지만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이승엽 감독은 20일 KT 위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숙제를 부여했다. “4회까지 완벽했지만 투구수 60개를 넘기니 힘이 떨어진 게 보였다”며 “100개를 제구 문제없이 던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4이닝 2실점했는데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선발 기회를 얻었던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것이었다.

19일 경기 4회까지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2회 2번째 타자부터 4회 첫 타자까지 6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도 보였다. 그러나 5회 들어 변우혁에게 2루타, 김규성에게 볼넷을 내줬고 1사 1,2루에서 김호준에게 공을 넘겼다. 이후 승계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실점이 2로 늘었다.

19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19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최승용은 “(5회) 그 전엔 주자를 안 내보내 와인드업을 하다가 주자가 나가니 세트포지션을 했는데 아무래도 밸런스가 깨진 느낌이었다”며 체력 문제에 대해선 “선배님들께 많이 여쭤보니 공통적으로 많이 던져봐야 한다고 하셔서 비시즌 때와 스프링캠프 때도 많이 던졌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체중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의도적으로 체중을 조금 불려 버티는 힘을 기르고자 하는 것이다. “세 끼를 안 거르고 식사로 많이 먹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관심이 안 갈 수 없을 터. 그러나 최승용은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아닌 일본프로야구(NPB)를 주목했다. 오타니나 사사키와 같이 시속 160㎞ 이상 빠른공을 뿌리는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최승용의 시선은 이마나가를 향했다.

이마나가 또한 빠른공을 던지는 좌투수다. 지난 10일 WBC 한일전에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에 이은 2번째 투수로 나와 최고 155㎞ 공을 던졌다. 그러나 그 또한 구속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2015년 봄 왼쪽 어깨 부상 이후 구속이 줄었다. 프로 데뷔 후 많은 노력으로 구속을 다소 끌어올리기도 했으나 2018년 다시 어깨에 통증을 나타내는 등 고전했다. 속구 평균 시속은 143.5㎞에 불과했다. 주로 속구 승부를 펼치는 스타일이기에 구속 저하는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2019년 완전히 달라졌다. 최고 151㎞ 빠른공을 뿌렸고 점점 발전해 이젠 150㎞ 중후반대 공까지 던지고 있다. 이로 인해 2019년 13승 7패 ERA 2.91로 부상했고 지난해엔 11승 4패 ERA 2.26을 기록하며 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최승용도 이런 점에 주목했다. “그 선수를 잘 알지는 못했는데 초반에 구속이 느렸는데 나중에 깨달아서 150㎞를 넘게 던진다고 들었다”며 “기사를 봤는데 공의 무게를 느낀다는 생각으로 던진다는 걸 듣고 어제 그 느낌으로 던져보니 느낌이 좋긴 했다. 힘을 빼고 공의 무게를 느낀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그분 영상을 많이 봤다”고 밝혔다.

“나랑 스타일이 비슷하거나 그런 선수를 찾아보게 된다”는 최승용은 이마나가와 같은 노력형 선수다. 선배들도 최승용의 남다른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첫 시즌을 마치고는 출신 고등학교인 소래고 전지훈련에 동행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비시즌 때 훈련을 하기 위해 모교를 찾았다.

최승용은 욕심을 내지 않는다. 전날 최고 146㎞까지 던진 그는 “작년 이맘때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면서도 “목표는 최고 구속보다는 매년 평균 구속을 조금씩이라도 늘리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142㎞정도였으니 올해 143㎞까지 조금씩이라도 늘리면 성공”이라고 했다.

아직 투수들이 마음 놓고 전력투구를 하기에는 다소 쌀쌀한 날씨다. 최승용도 “지금처럼 좋은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날이 따뜻해질 때 (구속은)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5선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급선무다. 딜런 파일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초반엔 3명 중 2명이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최승용은 “작년에 예상치 않게 일찍 기회를 받았는데 잘 못했다. 올해는 놓치지 않고 잡고 싶다”며 “(후보) 3명이 다 잘해야 팀도 발전할 수 있는 것.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초반엔 2명이 기회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안에 들어가게 된다면 딜런이 와도 5선발을 꿰차고 있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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