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수원, 금윤호 기자) 지난해 간신히 강등 구렁텅이에서 탈출한 수원 삼성이 올 시즌에도 반등하지 못하면서 두 경기 연속 퇴근길에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에 의해 ‘앞길’이 막혔다.
수원 삼성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4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3으로 패했다. 수원 더비(1-2 패)에 이어 2연패이며, 총 4경기를 놓고 보면 1무 3패, 무승이다.
이날 수원은 후반전에 선제골을 내준 뒤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후반 45분과 추가시간에 내리 실점하면서 홈에서 완패를 당했다.
수원과 대전의 경기는 ‘축구도시’를 자처하는 두 팀의 대결로 많은 축구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1-1로 팽팽하게 맞섰던 상황까지는 역시 축구도시라 자부하는 구단간의 대결임을 느끼게 했지만, 경기 종료를 앞두고 연속골이 터지면서 균형을 대전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다.
후반 23분 맥스웰 아코스티의 동점골이 들어가고 후반 35분 상대 수비 실수에 이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을 때까지만 해도 경기장을 찾은 수 많은 수원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과 선수들을 위해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경기 막판 내리 2실점하며 패하자 팬들의 마음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패배의 분노를 참지 못한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 나가려는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은 채 야유와 이병근 감독 사퇴를 연호했다. 그 중 일부는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결국 버스에서 내린 이병근 감독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 뒤 (A매치 휴식기) 2주 동안 기존 선수들과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함께 준비를 잘하겠다며 그래도 결과가 안좋다면 책임지겠다고 답한 뒤 다시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결국 팬들이 구단에 바라는 것은 하나, 승리를 통한 승점 3점이다. 이번 시즌 개막 후 4경기 동안 수원은 1무 3패로 최하위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제주와 강원도 아직 1승을 올리지 못했으나 두 팀과 수원의 처지는 다르다.
지난해 제주와 강원은 파이널A 라운드에 진출하며 나란히 5, 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원은 파이널B에서 힘겨운 강등 싸움을 펼쳐야 했다. 10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수원은 K리그2 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연장 후반 추가시간 오현규의 극장골로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다.
그렇게 수원을 강등이라는 벼랑 끝에서 구하고 카타르 월드컵 예비 명단까지 포함되며 주가를 올렸던 오현규는 지난 1월 스코틀랜드로 떠났다. 구단의 최전방을 최소한 수 년간 책임질 재목으로 여겨졌던 오현규가 떠나면서 수원은 급히 아코스티와 페잘 뮬리치 등을 영입했다.
대전전에서 교체 투입된 뒤 동점골을 터뜨린 아코스티는 현재 2골을 기록하며 리그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뮬리치는 부상으로 아직 회복 훈련 단계에 있다. 지난해 오현규와 함께 최전방을 책임지며 12골을 터뜨렸던 안병준은 4경기 동안 아직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병근 감독은 대전과의 경기 시작에 앞서 오현규가 떠나 아쉽지만 현재 선수들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4일(금) 선수 등록기간 마감 전 추가 영입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결국 이 감독의 말대로 기존 선수들과 올 시즌 앞두고 영입된 선수들과 어떻게든 결과를 뽑아내야 한다.
아직 시즌 개막 후 4경기를 치렀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결국 승리와 거리가 먼 결과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수원은 지난 시즌과 같이 강등이라는 먹구름이 계속해서 뒤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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