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 이글스 |
[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문(Moon), 그리고 문(Moon).”
카를로스 수베로(51)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막판 기대되는 영건으로 두 명을 언급했다. 한 명은 연습경기부터 시속 156㎞ 빠른공을 뿌려댄 2년차 기대주 투수 문동주(20). 팬들로서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선수였다.
또 한 명이 의외였다. 수베로 감독은 좌타 고졸신인 문현빈(19)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화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5승 1무 1패로 선전했다. 그 중에서도 수베로 감독은 다재다능한 루키 문현빈에 주목했다.
지난 13일 2023 KBO리그 시범경기 일정이 시작됐다. 문현빈은 사령탑의 평가가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벌써부터 확인시켜주고 있다.
문현빈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범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2루타를 날리며 4타수 1안타 1득점 활약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0.300(10타수 3안타). 선발로 나온 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고 2번 타자로 나서 3득점을 책임내며 사령탑을 미소짓게 했다.
수베로 감독은 “본인의 실제 나이를 앞서는 멘탈적 성숙함이 큰 장점이자 무기”라고 문현빈을 높게 평가했다. 2021년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팀 선배 정은원(23)도 “위협 정도를 넘어서는 것 같다. 먹힐 것 같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한화 신인 문현빈(가운데). /사진=한화 이글스 |
빼어난 타격 능력에 누구보다 진지한 눈빛으로 타격에 임하는 태도, 거기에 신인다운 패기 넘치는 모습까지. 이날도 KT 외국인 투수 보 슐서의 속구를 받아쳐 우중간 2루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화 팬들도 문현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또 하나 문현빈의 가치를 키우는 건 수비 활용도다. 고교시절 주로 유격수로 뛰었던 문현빈은 캠프 기간 동안 다양한 포지션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그동안 유격수와 2루수 등 내야에서만 뛰었던 문현빈은 지난 8일 삼성 라이온즈와 치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중견수로 깜짝 기용됐다.
팬들은 많은 외야 자원이 아닌 문현빈을 기용한 것에 대해 의아함을 나타냈다. 일부는 기존 외야 자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불만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일찌감치 수베로 감독의 머릿속에 있던 계획이었다. 그는 “문현빈의 고등학교 시절 외야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서 포지션 유동성에 참고하기 위해서 기용했다”고 밝혔다.
경기에 나선 문현빈은 예상 외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시범경기 첫 선발 출전이었던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2루수로 나서 멀티히트를 만들어내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던 그는 16일 KT전에선 중견수로 출장했다. 경기 초반 뜬공 타구를 안정적으로 잡아낸 그는 5회 펜스로 향하는 김준태의 큰 타구를 빠르게 쫓았다. 외야수에게 가장 까다롭다는 머리 위로 향하는 타구에도 문현빈은 당황하지 않고 캐치해냈다.
수베로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당돌한 신인의 등장으로 캠프 기간부터 정은원을 각성케 했고 외야 자원에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기 때문이다. 수베로 감독이 강조하는 ‘경쟁을 통한 뎁스강화’의 핵심에 문현빈이 자리하고 있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해 주목을 받고 있는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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