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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던 흥국생명, 이제는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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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1위가 확정된 뒤 인터뷰하는 흥국생명 김연경ⓒ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된 뒤 인터뷰하는 흥국생명 김연경ⓒ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화성, 권수연 기자) “제 영향력이 없다면 솔직히 거짓말이고요”

지난 15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5-15, 25-13, 25-16)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앞서 흥국생명은 1세트(25-15), 2세트(25-13)를 내리 먼저 따내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그리고 3세트까지 무리없이 9점 차 완승을 거두며 챔프전 직행의 단 과실을 맛봤다. 김연경이 23득점, 옐레나가 19득점을 올렸다.

흥국생명은 주요 전력 이탈과 리빌딩으로 인해 직전시즌 6위(누적승점 31점)에 그쳤다. 그리고 1년만에 김연경이 팀으로 돌아오자 시즌 초부터 선두경쟁을 시작했다. 팀은 2018-19시즌 이후 4년 만에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들었고, 김연경은 일약 15년만에 국내 리그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김연경의 국내 복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5-06시즌 흥국생명에 프로로 입단한 뒤 2009년까지 활약했던 그는 2020년까지 일본, 중국, 터키 리그를 넘나들며 월드 에이스로 위상을 드높였다. 이후 11년만에 복귀했지만 한 시즌만에 다시 해외리그로 건너갔다. 중국리그에서 활약한 뒤 지난 해 7월, 흥국생명으로 복귀를 알렸다. 

구름같은 만원 관중을 몰고 시작한 시즌이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시즌 중간 권순찬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 사태와 구단 개입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감독대행을 맡은 이영수 전 수석코치 역시 하루만에 사임하며 파장이 커졌다. 그럼에도 선수단은 똘똘 뭉쳐 어려움을 이겨냈다. 권 전 감독이 영입하고 나간 세터 이원정이 팀에 활력을 더했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흥국생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흥국생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들고있는 흥국생명 옐레나ⓒ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들고있는 흥국생명 옐레나ⓒ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긴 감독 공백기 끝에 이탈리아 출신 명장 아본단자 감독이 신임 감독으로 선임되며 옛 제자 ‘야키(YAKI)’ 김연경과 재회했다. 특별한 서사는 1위 질주에 힘을 실었다. 그린듯한 발단-전개-위기-결말로 흘러갔다.

‘남의 집 안방’에서 정규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 만난 김연경은 “긴 시즌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어 기쁘다, 어려운 순간이 많았지만 선수들이 같이 잘 뭉쳐서 이겨내줬다”며 소감을 전했다. 동석한 김해란 역시 “시작할 때는 정규리그 1위를 생각하지 못했지만 하다보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쁨을 공유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 김연경은 인터뷰를 통해 “이 팀(흥국생명)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기대된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또한 “6위였던 팀 순위를 크게 끌어올리기는 힘들다”는 말과 함께 목표를 대략 20승 정도로 잡았을 뿐 정규리그 1위를 딱히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순수하게 승리에 대한 투지를 불태우자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물론 김연경이 있기에 지난 시즌 신생 페퍼저축은행에 이어 최약체였던 흥국생명이 단숨에 우승 후보로까지 손꼽혔다. 상대팀 감독들은 모두 ‘김연경 효과’를 경계했다. 그가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은 분명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묻자 김연경의 표정이 조금 더 밝아졌다.

“솔직히 영향력이 없다고 그러면 거짓말이고요” 장난스러운 대답 뒤에는 다시 한번 팀원들에 대한 감사가 뒤따랐다.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된 뒤 기뻐하는 흥국생명 김연경-김해란ⓒ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된 뒤 기뻐하는 흥국생명 김연경-김해란ⓒ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이어 김연경은 “(해란)언니도 얘기했지만 우리가 ‘1위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있었다, 초반에 잘하긴 했어도 분명 고비들이 있을거라 생각했다”며 “그걸 잘 이겨내면서 승점관리도 잘해왔고, 챔프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겼다, 한 팀에 대해서만 준비를 하면 되기에 유리하다”고 전했다.

힘든 시간들을 함께 넘어온 멤버와 스탭들에 대한 감사인사도 빼먹지 않았다. 선수단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한 김해란은 “(김)연경이에게 제일 고맙다, 힘들었을텐데 잘 참고 끌어줬다”고 전했고, 김연경은 “스탭들에게 감사를 전하겠다, 그리고 (해란)언니가 참고 해내려는 것을 보고 나와 선수들도 힘을 내려고 했다”고 화답했다. 

1위 확정 뒤 현재는 팀에 없는 권 전 감독에 대한 감사가 특히 화제가 됐다. 김연경은 수훈 인터뷰 자리를 통해 다시 한번 “비시즌부터 시즌 초반까지 좋은 기세였기에 권순찬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연경이 돌아온 흥국생명은 벌써부터 역대급 챔피언결정전을 예고하고 있다. 관중면에서든, 시합 내용면에서든 다시 한번 올 시즌 최고의 시합을 경신하려한다. 

남은 정규리그 경기는 단 한 경기다. 2위 현대건설전과의 ‘미리 보는 챔프전’이 예고돼있다. 해당 경기는 19일(일), 흥국생명 홈 구장인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오후 4시 열린다.

이후 흥국생명은 오는 29일부터 열릴 챔피언결정전에서 플레이오프 승자와 대결을 가진다. 

MHN스포츠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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