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일산, 권수연 기자) 한국 선수 중 첫 PBA 월드챔피언이 탄생했다.
11일, JTBC스튜디오 일산에서 열린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PBA 결승전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5-4(12-15, 15-12, 7-15, 15-8, 9-15, 15-12, 15-7, 11-15, 15-8)로 돌려세우며 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조재호는 올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우승,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월드챔피언십 왕관까지 쓰며 시즌 3관왕을 달성했다. 이는 PBA 국내 선수 통산 최다 우승수다.또한 앞서 LPBA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와 나란히 개막전, 8차전, 왕중왕전을 모두 우승했다.
PBA 사상 최초로 남녀챔피언이 개막전, 정규 마지막 투어에 월드챔피언십까지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온 매우 희귀한 사례다. 또한 조재호는 PBA 국내선수 최초로 월드챔피언에 오르는 기쁨까지 함께 안았다.누적상금은 5억3백만원으로 기존 5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앞서 조재호는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을 세트스코어 4-1로 완파하며 결승무대에 발을 디뎠다. 조재호의 월드챔피언십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대 마르티네스는 화려한 장타를 선보인 이영훈을 물리치고 먼저 결승무대에 선착한 상태였다. 마르티네스 역시 월드챔피언십 결승 무대는 처음이다.
마르티네스는 1세트 3이닝에 뱅크샷을 시작으로 먼저 기세를 잡았다. 조재호가 공타에 침묵하는 동안 7-0으로 굵직하게 앞질러갔다.6이닝에 마르티네스의 키스로 조재호가 다시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이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침묵은 길지 않았다. 장타력이 폭발하며 조재호가 8-7로 반짝 역전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 역시 만만찮은 적수가 아니다. 하이런 6점으로 제대로 맞불을 댕겼다. 순식간에 14-8, 매치포인트를 만들며 조재호의 코 앞을 위협했다. 막타까지 안정적으로 가져가며 15-12로 먼저 기선제압했다.
2세트는 그림이 살짝 달라졌다. 1세트보다 샷감을 더욱 되찾은 조재호는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연속 4득점, 9-5로 순식간에 도망갔다. 추격하던 마르티네스가 치고 올라와 9-9 동점을 만들었다.하지만 이번에 먼저 세트포인트에 진입한 쪽은 조재호였다. 공타가 없이 15-12으로 게임을 원점으로 돌렸다. 15점을 찍은 후에도 볼을 또 치려고 하는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다.
다음 세트는 마르티네스의 독무대였다. 하이런 5점이 터지며 11-3으로 빠르게 달아났다.고작 3이닝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조재호는 4이닝만에 겨우 기회를 잡아 추격을 노렸다. 그러나 끝내 역전하지 못했다. 15-7로 마르티네스가 앞서갔다.
어렵게 올라온 결승. 조재호에게 한 번 이상의 양보는 없었다.
4세트를 9이닝 끝 15-8로 뺏어오며 게임의 균형을 또 맞췄다. 경기는 퐁당퐁당이었다. 5세트에서 조재호가 하이런 6점을 터뜨리며 1점 차로 들이받았다.하지만 먼저 분위기를 잡은 마르티네스가 6이닝만에 15-9로 다시 한 발자국 앞섰다.
그러자 조재호는 6세트를 15-12로 반격하며 치열하게 맞섰다. 여기에 7세트 9이닝에 터진 뱅크샷이 백미였다. 7세트까지 15-7로 연속으로 가져간 조재호는 8세트에서 끝내고 싶고, 마르티네스는 9세트를 노리게 됐다.
8세트는 전반적으로 마르티네스가 먼저 12점을 찍고 우위를 점한 가운데 조재호가 차근차근 점수를 만들며 따라붙었다. 7이닝 연속 3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마르티네스가 먼저 15-11을 만들며 기어이 9세트를 만들어냈다.
운명의 9세트, 대결은 올 시즌 모든 대회의 셔터를 닫을 최종장으로 흘러갔다.
5이닝까지 12-7로 크게 앞선 상황, 조재호는 집중력을 바싹 살리며 마르티네스의 추격을 저지했다. 우승컵 앞에 공타는 없었다. 순식간에 챔피언포인트가 만들어졌다. 아찔하게 한 번 키스를 겪은 뒤 곧장 반격한 조재호는 15-8로 9세트까지 차지, 올 시즌 최고 스포트라이트의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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