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 인사에 118억원 전해 유리한 판정 위한 경향 조성”
바르셀로나 측 “심판 매수한 적 없다”…감독도 “부정행위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스페인 프로축구 전통의 명문 FC바르셀로나의 이전 수뇌부가 유리한 판정을 목적으로 심판 조직 고위 인사에게 18년간 118억원가량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영국 BBC방송, 스페인 일간 엘문도에 따르면 스페인 검찰은 호세 마리아 엔리케스 네그레이라 전 스페인 심판 기술위원회 부위원장과 바르셀로나 전직 수뇌부를 부패, 배임, 사업 정보 위조 등 혐의로 10일(현지시간) 기소했다.
이 가운데 산드로 로셀, 주제프 바르토메우 전 바르셀로나 회장 등은 네그레이라 전 부위원장에게 2001년부터 2018년까지 840만유로(약 118억원)를 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바르셀로나는 네그레이라 전 부위원장과 비밀로 구두 협약을 맺어 부위원장의 권한과 돈을 맞바꿨다”며 “네그레이라 전 부위원장이 심판들이 바르셀로나에 유리한 판정을 하는 경향을 조성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인에서 매 경기 심판 배정을 이 위원회가 결정한다”며 “심판의 승진 등 인사 평가를 담당하고 국제 심판 후보도 정하는 조직인데, 이 과정에 네그레이라 전 부위원장이 참여해왔다”고 전했다.
네그레이라 전 부위원장은 1994년부터 2018년까지 24년간 부회장으로서 스페인 심판 기술위원회를 이끌었다.
이런 의혹은 지난달 세무 당국이 그가 운영한 업체 ‘다스닐 95’를 조사하는 도중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바르셀로나는 다스닐 95에 2016~2018년간 140만유로(약 20억원), 네그레이라 전 부위원장 본인에게 다른 경로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700만유로(약 약 98억원)를 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다스닐 95와 함께 그가 소유한 또 다른 업체 닐사드를 통해 금전 거래가 오갔으며, 이 두 업체가 사실상 바르셀로나에 받은 돈으로만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체 직원들이 무기명 수표로만 돈을 인출해 현재까지도 베일에 둘러싸인 자금의 ‘최종 목적지’로 전했다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는 다스닐 95에 일부 금액을 지불한 점은 인정했지만, 이는 정당한 ‘외부 기술 자문료’였다고 주장한다.
코칭스태프의 요구에 따라 심판들의 판정에 대한 영상 자료를 발주한 대가였다는 것이다.
이런 영상을 모아 따로 자료 형태로 구비하는 게 스페인 프로 팀 간 관행이라고 바르셀로나는 주장한다.
지난달 의혹이 불거진 직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의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은 후안 라포르타 현 바르셀로나 회장이 이를 소명하지 못하면 사임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라포르타 회장은 이를 일축하며 지난 7일 “심판을 돈으로 산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구단에 대한 기소를 막지는 못했다.
라포르타 회장이 구단 자체 조사를 착수할 것이라 밝힌 가운데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도 이런 금전 거래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했다.
기소된 두 전임 회장 체제에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선수로 뛴 사비 감독은 지난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 후 “난 항상 공정한 방식으로 이기고 싶었다.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생각했다면 난 (팀을 떠나 집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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