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 선배와 도루 실패·성공 내기…자존심 싸움”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은 2023년 스프링캠프를 “예전보다 할 게 많았던 캠프”라고 돌아봤다.
7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온 유강남은 “훈련량이 엄청 많았다. 아침 일찍 얼리워크조에서 훈련하고, 팀 훈련이 끝난 뒤 개인 훈련도 했다”며 “롯데 투수진과 익숙해져야 하니, 연습경기를 할 때 내가 출전하지 않을 때도 투구를 봤다”고 설명했다.
투수를 이끌어야 하는 포수에게 ‘이적’은 많은 숙제를 안긴다.
2011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유강남은 지난해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롯데와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했다.
여전히 LG 팬과 동료들을 향한 애틋한 감정이 남아 있지만, 유강남은 올해부터는 자신에게 거액을 투자한 롯데를 위해 뛰어야 한다고 거듭 다짐했다.
그는 “일단 포스트시즌 진출부터 해야 하지만,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하지 않겠나.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 그러면 충분히 5강 안에는 들지 않을까”라며 “롯데 선수들도 목표를 크게 잡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 LG 동료들도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적’이 된다.
유강남은 이미 오지환(LG)과 도루 성공과 실패를 두고 내기도 했다.
둘의 맞대결에서 오지환이 도루를 성공하면 유강남이, 유강남이 도루를 저지하면 오지환이 밥을 산다.
유강남은 “밥은 언제든 살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자존심”이라며 “내기에서는 꼭 이기고 싶다. 놀림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지난해 도루 저지율 17.3%로 저조했던 유강남은 ‘2루 송구의 속력과 정확도’를 높이고자 애썼다.
그는 “작은 동작으로 최대한 강한 송구를 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지난해에는 홈플레이트 뒤쪽에 무게 중심을 둔 채 송구했는데 이제는 몸을 2루 쪽으로 향하면서 송구하고자 한다”며 “반복 훈련을 하면서 확실히 2루 송구가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유강남은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절묘하게 포구하는 방법인 ‘프레이밍’에서는 압도적인 능력을 자랑한다.
그동안 LG 투수를 위해 쓴 이 기술이, 이제 LG 타자들을 괴롭힐 수 있다.
유강남은 “상대 팀에서 내 프레이밍을 너무 싫어하더라”고 껄껄 웃으며 “LG 선수들도 싫어하겠지만, 우리 팀(롯데)을 위해 LG 타자들에게도 프레이밍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강남의 매력은 타석에서도 뿜어져 나온다. KBO리그에서 가장 큰 구장 잠실에서 벗어나, 장타력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유강남은 “일단 (롯데의 홈) 사직구장에서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 잠실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치긴 어려울 것 같으니, LG가 사직으로 오면 홈런을 노리겠다”고 웃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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