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일산, 권수연 기자) 웰컴저축은행은 여전히 강했다. 아니, 강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블루원리조트가 정말 질풍같았다.
지난 21일,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022-23’ 포스트시즌 파이널이 막을 내렸다. 5차전에서 블루원리조트가 웰컴저축은행을 4-3으로 꺾으며 최종 우승을 확정지은 것.
정규리그 전후기 통합우승을 일궈내며 챔프전까지 올랐던 웰컴저축은행은은 ‘디펜딩챔피언’의 타이틀을 넘겨주고, 이제 다시 불사조처럼 날아올라야 한다.
최근 일산의 한 연습장에서 만난 김예은은 “컨디션이 좋았다 생각했지만 경기에서 막상 많이 발휘가 되지 않아 힘들었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 준우승보다 아쉬운 그 이름 ‘이별’
김예은은 파이널 당시 팀원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쿠드롱이 평소라면 하지 않을 잔실수를 종종 보이며 승부처에서 기세를 놓쳤다. 진한 아쉬움으로 남은 준우승 뒤, 멤버들은 뒷풀이에 다시 모였다.
올 시즌은 현재 멤버들이 온전히 모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김예은은 당시에 대해 “모두 조금 지쳐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특히 외인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한국 선수들끼리 잠깐 모여 뒷풀이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고 당시 비롤 위마즈 선수도 같이 했다, (오)수정이 언니가 새로 와서 트로피를 들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게 안돼서 아쉽다고 (서)현민이 삼촌이 미안하다 했다, 또 (한)지승이 오빠는 군대에 가고 (서)현민이 삼촌은 큐스쿨에 가셔서 거의 작별인사 분위기였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해왔다.
하지만 올 시즌 웰컴저축은행의 중심에는 주장 쿠드롱과 더불어 에이스 김예은이 버티고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김예은은 포스트시즌 기준 승률 50%(5승5패), 정규리그 전체를 통틀어 승률 54.7%(41승34패)를 기록하며 주장 프레드릭 쿠드롱의 승률 66.2%(51승26패)에 이어 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22세의 나이로 개인전 최연소 LPBA 챔프. 이미래(TS샴푸 푸라닭)의 23세 기록을 한 차례 깬 뒤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 눈물 닦은 승부사 “후회하더라도 공격적으로 나설래요”
김예은은 올 시즌 NH농협카드 챔피언십과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연달아 준우승을 하며 ‘승부사의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아버지 생신을 맞이해 우승컵을 안겨드리고 싶었다는 소감은 그대로 스토리가 됐다. 결승전에 올라가 져본 적이 없기에 “이런 기분은 처음”이라는 소감은 제법 강렬한 느낌을 선사했다.
이에 대해 묻자 한바탕 웃음지은 그는 “사실 마음의 준비를 하긴 했었다, 결승에선 져본 적이 없기에 다른 분의 우승을 축하해주는 다른 준우승자 분들이 대단하다고도 생각했다”고 밝혔다.
“막상 제가 그 입장이 돼보니 아쉬움이 진짜 크더라고요, 투어 내내 잘하다가 결승에서 삐끗했는데 자괴감도 들고 힘들었어요, 특히 첫 번째 준우승(김가영과의 대결)이 트라우마가 되다보니 두 번째 (임)정숙 언니와의 대결이 더욱 힘들었던 것도 있고요, 또 그러다보니 온전히 (임)정숙 언니의 우승을 축하해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기도 했어요”
프로로써의 경기 운영 방향에도 고민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LPBA 선수들은 파워 넘치는 남자부 선수들에 비해 다소 섬세한 수비당구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경기가 길어지고 지리해진다는 단점도 있다. 김예은은 이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선수로서 득점확률에 무게를 두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고민이긴 한데 아직 제가 젊으니까 지고 후회하더라도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공격적인 방향으로 치고 싶어요”
■ ‘제2의 아빠’ 캡틴 쿠드롱
‘당구황제’ 프레드릭 쿠드롱과 한 팀이 되고, 긴 시즌을 함께 보내며 그의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LPBA판의 명실상부 에이스로 발돋움한 그는 세간에서 팬들에게 ‘쿠예은’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지난 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내 안에 쿠드롱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발언으로 해당 별명이 더욱 강렬하게 굳어지기도 했다.
“해당 별명(쿠예은)을 알고있냐”는 물음에 김예은은 반색하며 “그 별명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캡틴(쿠드롱)이 나와 복식을 하면서 엄청 많은 것을 알려주셨다”며 “프로 마인드 역시 그 분에게서 배웠다, 꼭 아빠같은 분이고 부모님께서도 엄청나게 좋아하신다, 캡틴도 어느정도 저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계신 것 같고 상당히 잘 챙겨주셨다”고 눈을 빛냈다.
이어 그는 “그런 별명을 가졌다보니 내가 더 잘해야 쿠드롱의 위상이 올라간다고 느낀다, 최근에 내가 어떤 경기를 잘 했는데 어떤 분이 ‘쿠드롱이 행복할까’라는 기분 좋은 댓글을 남겨주셨고 정말 기뻤다, 그 별명이 생긴 이후로 나 또한 더 책임감을 느끼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전하며 미소지었다.
▶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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