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 오릭스·한신과 연습경기…9일 도쿄돔서 호주와 1차전
이강철 감독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전사가 되겠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14년 만에 ‘세계 4강’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운 한국 야구대표팀이 마침내 결전의 땅으로 향한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4일 오후 3시 10분 대한항공을 이용해 일본 오사카로 출국한다.
이날 선수단에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28명의 태극전사는 물론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최종 엔트리 30명이 완전체로 비행기에 오른다.
도착 첫날 WBC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지정 숙소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인 대표팀은 5일 오릭스 버펄로스 2군 구장에서 첫 훈련을 하고 컨디션을 조율한다.
6일에는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와 조직위가 지정한 첫 연습경기를 치르고 7일에는 지역 명문 구단 한신 타이거스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펼친 뒤 대회가 열리는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다.
총 20개국이 본선에 출전한 이번 WBC에서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B조에 소속된 한국의 1차 목표는 8강 진출이다.
최소한 조 2위 이상을 차지해 8강에 오르기 위해선 9일 낮 12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1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조 2위 경쟁 상대인 호주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에 다소 뒤지는 팀으로 평가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호주는 2019∼2020년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워릭 소폴드(KBO 등록명 워익 서폴드)를 선발 투수로 내세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역대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주요 국제대회에서 통산 상적은 한국이 호주에 8승 3패로 앞섰다.
목표대로 호주를 제압하면 10일 저녁 7시 열리는 대망의 한일전에서 부담 없이 승부를 펼칠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 등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슈퍼스타를 망라해 최강의 전력을 꾸린 일본은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이다.
하지만 양국 모두 최고의 긴장감이 맴도는 한일전은 쉽사리 승부를 점칠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호주와 일본을 상대로 목표한 성과를 거둔다면 이강철호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다.
11일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2일과 13일 비교적 약체인 체코와 중국을 상대로 1라운드 3·4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B조 1위 혹은 2위로 8강에 오르면 A조(대만, 네덜란드, 쿠바, 이탈리아, 파나마)를 통과한 상위 두 팀과 크로스 매치로 8강에서 맞붙는다.
8강에서 승리한 팀은 대회 4강과 결승전이 펼쳐지는 미국 마이애미행 전세기에 탑승하게 된다.
WBC 원년부터 참가한 한국은 2006년 열린 제1회 대회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을 꺾고 4강에 올랐고, 2009년 제2회 대회에서는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3년 제3회 대회와 2017년 안방에서 열린 제4회 대회에서는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6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제5회 대회에서는 실망했던 열성 팬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4강 진출을 이뤄내야 한다.
엄청난 부담감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은 지난달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대표팀을 소집해 2주간의 집중 합숙 훈련을 펼쳤다.
현지에서 예상치 못한 이상 기후로 훈련에 다소 차질을 빚었고 귀국길에는 기체 이상으로 35시간의 기나긴 이동을 해야 했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원팀’으로 단단하게 뭉쳤다.
이강철 감독은 3일 고척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밝힌 출사표에서 “국가대표라는 무게와 명예, 자긍심, 영광과 함께 무한한 책임을 새삼 절감한다”라면서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전사가 되겠다”라고 굳은 각오를 보였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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