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 치어리딩팀 비스트 소속…2018년 세계선수권 5위
한국체대 경기지도학과 진학 “나중에 지도자로도 치어리딩 널리 알리고파”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 응원단에는 스턴트 치어리더가 활약한다.
이들은 ‘스턴트’라는 말 그대로 기계체조 또는 곡예에 가까운 고난도 공중 동작을 통해 경기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고난도 연기 덕에 SK의 홈 경기장에서는 치어리더 공연 시간에 흥겨운 노래와 박수 소리 외에 팬들이 내지르는 탄성이 더 크게 터져 나올 때가 종종 있다.
노혜린(25) 치어리더는 스턴트 치어리더 중에서도 공중 동작을 주로 하는 ‘플라이어'(Flyer)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노혜린 치어리더는 치어리딩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8년 치어리딩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 5위를 차지한 경력이 있다.
5위는 대면 형식으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가 거둔 최고 성적이다.
노혜린 치어리더는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에이치에스컴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때 응원단 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돼서 치어리딩에 입문했다”며 “스턴트 치어리딩 팀인 비스트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약 40명 정도가 속한 ‘치어리딩 팀’ 비스트는 응원단의 성격보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선수단에 가까운 단체다.
팀을 구성해 국내외 경연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주를 이루는 셈이다.
특히 올해 10월 서울에서 세계치어리딩경기연맹(ICU) 월드컵선수권대회가 열리게 돼 전문 치어리딩 팀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졌다.
노혜린 치어리더는 “국내 대회인 협회장기를 하면 선수들만 1천명 정도 나온다”며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인원도 많이 늘었고, 연령대도 다양해진 편”이라고 전했다.
남들보다 늦은 고등학교 고학년에 치어리딩을 시작한 그는 “어릴 때 태권도나 수영 등을 통해 운동 신경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아무래도 플라이어를 하려면 체구가 작아야 하고, 체중 관리도 해야 하지만 또 공중 동작에는 파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근력 운동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어려운 점을 털어놨다.
팀 훈련이 있는 날은 하루 4시간, 개인 연습은 하루 2시간씩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1-2022시즌부터 프로농구 경기장에서 공연하게 된 그는 “제가 처음 농구장에 왔을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 경기였다”며 “아무래도 저희 자체 대회와는 다른 느낌이었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공연하는 느낌으로, 관객분들이 많이 오시면 더 신이 난다”고 웃어 보였다.
SK 선수 중에서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최준용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노혜린 치어리더는 “팬들에게도 잘하시고, 유쾌한 스타일이라 너무 멋있다”고 말했다.
지켜보는 팬들이 탄성을 내지를 정도로 보기에도 아찔한 동작이 많아 위험해 보이지만 떨어지는 사고보다는 같은 동료끼리 부딪치는 사고가 더 잦다.
노혜린 치어리더는 “아래에서 받아주시는 분들도 잘하시고, 대부분 어느 정도 운동 신경들이 있어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며 “다만 착지 과정 등에서 얼굴을 부딪칠 때가 있는데, 저도 한 번은 눈 부위를 심하게 다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시신경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고 1달 정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 치어리딩 발전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지금 치어리딩하는 동료들이 기술 습득의 의지가 강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가르쳐 줄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 그는 치어리딩과 코칭을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같은 나이 또래보다 4년 늦게 대학에 진학했다.
한국체대 경기지도학과 3학년인 그는 “지금은 주로 치어리딩이 발달한 미국 팀들의 영상을 보고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제가 가르칠 수 있는 지도력을 갖추고 치어리딩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도 나갈 계획이다.
현재 팀에서 플레잉 코치를 맡고 있다는 노혜린 치어리더는 “치어리딩도 리듬 체조나 기계 체조처럼 관절을 많이 쓰고, 유연성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명이 길지는 않다”면서도 “국내에서 열리는 큰 대회인 만큼 꼭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지금 응원하는 SK의 2년 연속 우승도 기원했다.
그는 “작년에 SK가 통합 우승을 했을 때 뭔가 떨리는 마음이 들었다”며 “응원하면서 팀 성적이 안 좋으면 아무래도 마음이 불편한데, 첫해에 우승까지 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emailid@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