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그림즈비의 대반란…EPL 사우샘프턴 잡고 FA컵 8강행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잉글랜드 축구 4부리그 팀인 그림즈비 타운이 프리미어리그(EPL) 팀인 사우샘프턴을 격파하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림즈비는 2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FA컵 5라운드(16강전)에서 개번 홀러핸의 페널티킥 멀티 골을 앞세워 사우샘프턴을 2-1로 따돌렸다.

그림즈비는 1939년 이후 무려 84년 만에 FA컵 8강에 진출했다.

아울러 4부리그가 시작된 1958년 이후 FA컵에서 4부 이하 팀으로는 역대 6번째로 8강에 오르는 역사도 남겼다.

2017년 5부 팀이던 링컨시티가 번리를 꺾고 8강에 올라 아스널에 패해 탈락한 것이 최근 4부 이하 팀의 8강 진출 사례였다.

잉글랜드 4부에 해당하는 ‘EFL 리그 2’에서 이번 시즌 중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림즈비는 이번 FA컵 1라운드에서 3부리그 팀인 플리머스 아가일을 5-1로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5경기 모두 상위 리그에 속한 팀을 제압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FA컵 역사상 최초로 단일 대회에서 5개의 상위 리그 클럽을 꺾은 건 그림즈비가 최초”라고 전했다.

그림즈비는 16강전에서 스토크시티를 1-0으로 제압한 1부의 브라이턴과 다음 달 19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날 원정 팬 4천여 명의 응원을 받은 그림즈비는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선제골로 반란의 서막을 알렸다.

사우샘프턴 센터백 리앙쿠의 핸드볼 파울로 선언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홀러핸의 오른발 슛이 그림즈비에 리드를 안겼다.

이어 후반전 시작 5분 만에 그림즈비는 다시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추가했다.

공격수 다닐로 오시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수 두예 찰레타차르와의 경합으로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또 한 번 키커로 나선 홀러핸의 오른발 슛이 골 그물을 흔들었다.

EPL 최하위인 20위에 머물러 강등 위기에 놓인 사우샘프턴은 후반 20분 코너킥 상황에서 찰레타차르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치며 안방에서 대이변을 허용했다.

그림즈비의 폴 허스트 감독은 “우리는 기적을 바라며 나왔고, 8강에 진출한 건 놀라운 일”이라며 “환상적인 날이다. 우리는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매우 특별한 날”이라고 기뻐했다.

이밖에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부인 EFL 챔피언십 소속 번리,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이날 승리로 8강에 안착했다.

맨유는 같은 EPL 팀인 웨스트햄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9분 웨스트햄의 사이드 벤라흐마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32분 웨스트햄 수비수 나이프 아게르드의 자책골로 1-1이 됐다. 이후 맨유가 후반 45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추가 시간 프레드의 연속 골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맨유는 같은 EPL의 풀럼과 8강에서 맞붙는다.

챔피언십 선두 번리는 3부 플리트우드 타운과의 경기에서 후반 45분 코너 로버츠의 ‘극장 골’이 터진 덕분에 1-0으로 이겨 전날 브리스틀 시티(2부)를 제압한 EPL 2위 팀 맨체스터 시티와 8강에서 격돌하게 됐다.

이날 EPL의 토트넘을 1-0으로 제압한 챔피언십 2위 팀 셰필드는 같은 리그 소속 블랙번 로버스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블랙번은 전날 EPL의 레스터시티를 2-1로 잡고 8강에 진입했다.

FA컵 8강전은 이달 18∼19일 열릴 예정이다.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