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결과에 따라 챔피언십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서울 SK는 2일(한국시간) 일본 우츠노미야 닛칸 아레나에서 2023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 위크 B조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즈와 첫 경기를 치른다. 모든 게 어색할 수밖에 없는 첫 경기이지만 사실상 챔피언십 진출 여부를 가리는 경기가 됐다.
SK와 같은 조에 속해 있는 ‘B.리그 챔피언’ 우츠노미야 브렉스는 지난 1일 TNT 트로팡 기가를 상대로 99-66, 무려 33점차 대승을 거뒀다. 이로 인해 챔피언십을 위한 경우의 수가 급격히 줄었다.
SK는 우츠노미야와 조별리그에서 만나지 않는다. 각국 프로 리그가 진행 중인 현시점에서 EASL은 일정 조율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최대한 합리적인 방향을 고려, 각조에 속한 팀들이 2경기씩만 치르고 동률을 이룰 경우 승자승, 골득실, 다득점이라는 로컬 룰을 적용, 순위를 결정짓는다고 규정했다.
우츠노미야가 TNT를 크게 꺾으면서 일단 골득실에 대한 압박감이 커진 SK다. 챔피언십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베이전에서 승리는 물론 최대한 많은 득실차를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선 득실차보다는 승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만약 패한다면 챔피언십 진출 가능성은 0%가 되기 때문이다.
SK가 첫 경기에서 패할 경우 베이와 우츠노미야가 나란히 1승을 기록하게 된다. 그들은 조별리그 맞대결을 치르며 여기서 승리하는 팀이 챔피언십에 올라간다. 3/4위전 역시 장담하기 힘들다. 이미 TNT를 대파한 우츠노미야이기에 득실차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SK가 TNT를 크게 꺾을 수 있다면 걱정이 없지만 상대가 재정비에 성공할 경우 결코 만만치 않은 적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SK는 무조건 베이를 꺾은 후 TNT전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러나 최준용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사실상 베이전 출전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또 자밀 워니와 리온 윌리엄스의 동시 출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챔피언스 위크 첫날, 이미 외국선수 2인 출전이 자리 잡은 리그를 제외하면 대부분 팀이 어색해한 만큼 SK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걱정이 앞서는 상황에서 다행인 건 SK가 상대하는 베이와 TNT 모두 수비 이후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팀들에 약하다는 것이다. PBA(필리핀프로농구) 특성상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는 만큼 여러 수비 전술을 활용하는 팀들을 만나면 대부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TNT가 우츠노미야에 2쿼터부터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유도 이 부분에 있다. SK는 빠른 공수전환이 팀 컬러, 그 자체인 팀. 베이와 TNT 입장에선 오히려 SK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많은 부담이 따르는 SK의 첫 경기다. 우츠노미야의 TNT전 대승이라는 변수 속에 결국 첫 경기부터 챔피언십이라는 자세로 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SK는 코로나19로 중단되기 전 열린 2019 EASL 터리픽12에서 준우승에 빛나는 강팀이다. CBA(중국프로농구)가 불참한 이번 대회에서 그들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국제대회만 되면 더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김선형이 있고 터리픽12에서 NBA 출신 선수들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과시한 워니가 있다. 여기에 최원혁, 최성원, 오재현과 같은 밸런스 좋은 선수들은 물론 컨디션 좋은 최부경까지 버티고 있다.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히 맞설 자격이 충분히 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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