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결승 가야죠.”
일본 우츠노미야 브렉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 위크를 위해 결정의 장소로 집결한 안양 KGC, 그리고 서울 SK. KBL을 대표하는 두 팀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우츠노미야에 도착했다.
먼저 우츠노미야에 발을 디딘 건 KGC다. 27일 인천을 떠나 우츠노미야로 향한 그들은 예상치 못한 고난을 겪었다.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한국 밖을 나서는 대회였다. 입국하는 과정에서 2가지 암초를 만났다.
먼저 KGC는 입대 예정자인 변준형과 한승희가 출국 제한이 걸려 있음을 뒤늦게 파악했다. 이로 인해 출국 전날 밤 문제 해결을 위해 프런트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후에도 입국 절차를 원활하게 마치기 위해 어플을 이용, 미리 심사 과정을 밟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김상식 감독의 QR 코드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았던 것. 이로 인해 따로 절차를 밟아 통과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입국 과정을 마무리했지만 기다림은 끝나지 않았다. 4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대기한 후 선수단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구단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도착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 30분. 가까운 나라 일본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탓에 선수단 피로도는 적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날인 28일 입국한 SK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KGC보다 20분 더 긴 1시간 동안 대기, 입국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우츠노미야까지 2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SK는 선수들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을 우려, 기존에 계획한 훈련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1시간 동안 슈팅 훈련만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KGC는 자신들이 겪었던 문제를 SK에 모두 전달, 큰 문제 없이 입국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한다. 작은 것 하나라도 곧바로 통과되지 않았을 때 시간이 지체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SK는 큰 문제 없이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KGC 관계자는 “SK와는 코트 위에서 뜨겁지만 일본에 왔을 때는 KBL 식구다. 우리가 겪었던 문제들을 SK에 전달, 그들은 같은 문제를 경험하지 않게끔 도우려고 했다. 같이 결승에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긴 시간 대기해야 했던 건 같은 운명. 불행 중 다행은 이번 대회에 중국이 참가하지 않으면서 더 길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물론 대회 흥행적인 측면에선 중국의 불참이 아쉽지만 말이다).
결전의 시간은 다가왔다. KGC는 1일 타이베이 푸본 브레이브스, SK는 2일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즈와 챔피언스 위크 첫 경기를 치른다. 쉽지 않은 준비 과정을 거쳤지만 일단 주사위는 던져졌다. 과연 KBL을 대표하는 이들이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축제에서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될까.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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