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시장서 5천억원 썼지만…EPL ‘꼴찌’ 사우샘프턴에도 져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최근 성적이 곤두박질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그레이엄 포터(48) 감독이 자신과 가족을 향한 협박조 이메일을 여러 통 받았다고 털어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포터 감독은 25일(한국시간) 영국 서리의 코범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가 받은 지지만큼, 나와 내 아이들이 죽었으면 한다는 매우 안 좋은 이메일들을 받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러 직장에 왔는데 누군가가 욕설을 퍼붓는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며 “나와 내 가족에게 요즘 사는 게 어떤지 물어봐라. 유쾌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는 사실 거짓말”이라며 “모두가 사회적으로 연결돼 있어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게 된다”고 덧붙였다.
EPL의 명문 구단 중 한 곳인 첼시는 최근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3위로 마쳤지만 올 시즌 8승 7무 8패로 10위로 처졌다.
최근 공식전 14경기 중에 이긴 게 2경기뿐이다.
올해 들어 치른 10경기(1승 4무 5패)에서도 승률은 10%에 그친다.
새해 첫 경기인 지난달 2일 노팅엄 포리스트전에서 1-1로 비긴 첼시는 이후 맨체스터 시티와 리그·컵대회 연속 경기에서 모두 졌고, 직후 풀럼과 리그 경기(1-2 패)까지 3연패를 당했다.
지난달 15일 크리스털 팰리스를 1-0으로 꺾으며 급한 불을 끄는 듯했지만, 이후 세 경기에서도 전부 비겨 승전고는 울리지 못했다.
이달 16일 도르트문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0-1로 진 첼시는 19일 EPL 최하위 사우샘프턴에도 0-1로 패하며 또 연패에 빠져들었다.
첼시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상당한 지출을 감수하면서 전력을 보강한 터라, 팬들의 실망감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첼시는 이번 겨울 8명을 데려오면서 무려 3억2천330만 파운드(약 5천100억원)를 지출했다.
포터 감독은 팬들이 화낼 자격이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이 같은 협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짚었다.
이어 “사람은 고통을 겪으면 화가 나게 된다”며 “세계가 험난하다. 에너지 위기를 겪고 물가 상승도 닥쳤다. 사람들은 격주로 파업을 한다. 누구도 늙고 힘겨운 EPL 감독의 상황에 대해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첼시는 26일 오후 10시 30분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 홋스퍼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수술 후 회복 중인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대신해 당분간 지휘봉을 잡은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토트넘 수석코치는 포터 감독을 치켜세웠다.
스텔리니 수석코치는 “지난 시즌 포터 감독은 브라이턴의 사령탑이었던 터라 내가 많이 공부했다”며 “당시 (브라이턴의) 경기 방식이 나를 놀라게 했다”고 돌아봤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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