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도발 없었지만…’뼈 있는 농담’ 던지며 경쟁심 못 감춰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우리를 혼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상관없는데, 현실과 이상은 다르죠.”
2023 시즌 개막을 1주일가량 앞두고 한데 모인 프로축구 K리그2 13팀 감독들은 은근한 경쟁심을 드러내며 ‘저강도 설전’을 폈다.
노골적인 도발을 자제했지만 ‘뼈 있는 한마디’로 상대를 우회적으로 자극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3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먼저 FC안양의 이우형 감독은 안산 그리너스 임종헌 감독이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자 일침으로 맞섰다.
‘5강 후보를 뽑아달라’는 요청에 임 감독은 “김천상무는 당연히 올라간다. 안양, 부천FC, 충남아산FC, 부산 아이파크를 꼽겠다”면서도 “이중 밑으로 보낸다면 안양이다. 상대는 아니겠지만 우리는 안양을 라이벌이라 봐 누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안양의 이 감독은 “임 감독님의 그런 생각과 이상은 (실제) 경기와는 다르다. 쉽지 않을 것”이라 일축하며 날을 세웠다.
김포FC의 고정운 감독은 한술 더 떠 상위 5팀이 누가 되든 김포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작년에 상위권 팀들이 우리한테 상당히 혼이 났는데 우리를 5강으로 지명 안 하고 있다”는 고 감독은 “덜 혼난 것 같다.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발톱을 드러냈다.
이어 “경남, 부천, 안양, 부산, 전남을 5강으로 꼽는데 김천은 워낙 전력이 좋아서 빼고 생각했다. 어쨌든 이 팀들은 올해 우리한테 크게 혼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충남아산의 박동혁 감독도 ‘신경전’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다들 플레이오프에 가거나 승격하고 싶을 텐데 우리 팀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우리 팀을 넘어야 플레이오프든, 승격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전남 드래곤즈의 이장관 감독은 김천을 향해 뼈 있는 농담을 던지면서 도발했다.
그는 “김천이 왜 2부로 내려와 감독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김천은 이왕 내려온 김에 2, 3년 더 남아 있는 게 좋겠다”고 웃었다.
서울 이랜드FC의 박충균 감독은 아예 김천의 성한수 감독을 지목하며 ‘외모 싸움’을 걸었다.
박 감독은 ‘김천보다 나은 게 뭐냐’는 질문에 “고민해봤는데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내가 성 감독님보다는 조금 더 잘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나보다 잘생긴 건 동의한다”는 웃은 성 감독은 “축구는 잘생긴 외모로 하는 게 아니다. 실력으로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받아쳤다.
타팀에 설전을 시도한 건 감독들과 함께 선 주장들도 다르지 않았다.
신생팀 충북청주FC의 주장 류원우는 “모든 팀이 우리를 상대로 승점을 쉽게 따고 싶어할 것 같은데 쉽게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특히 연고지끼리 인접한 충청 팀인 천안과 충남아산을 향해 “한 골도 줄 생각이 없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이에 충남아산의 주장 박세직은 “우리가 두 팀보다는 몇 년 선배”라며 “이제 막 태어난 신생팀에게 K리그2가 쉽지 않다는 걸 알려주겠다”고 맞받아쳤다.
새 시즌 K리그2는 3월 1일 개막한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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