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이 19일 전국동계체전 피겨스케이팅 남자 대학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금메달을 들고 환히 웃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피겨 아이돌’ 차준환(22·고려대)이 국내엔 적수가 없음을 많은 열성 팬들 앞에서 증명했다. 시련을 딛고 일어난 차준환은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이라는 큰 수확을 거뒀다.
차준환은 19일 경기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스케이팅 남자 대학부 싱글 A조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9.42점 예술점수(PCS) 91.81점, 합산 181.23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100.7점으로 1위에 올랐던 그는 최종 합계 281.93점으로 243.83점의 이시형(23·고려대)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와 20점 차 1위에 오른 차준환은 이날 출전 선수 6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연기를 펼쳤다.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의 OST에 맞춰 경기를 시작한 차준환은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깔끔히 성공시켰다.
이후 회심의 무기인 쿼드러플 토루프가 싱글처리됐지만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을 잘 해냈다. 또 가산점 10%를 얻을 수 있는 후반부 점프에서는 트리플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트리플 악셀에 성공했다. 비록 마지막 점프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 +트리플 살코에서 약간의 아쉬움과 함께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부족할 때) 판정을 받은 게 옥에 티였다.
국내 대회라고는 하지만 차준환에겐 쉽지 않았다. 지난 12일 미국 콜라라도스프링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에 나선 뒤 귀국 후 연이어 열린 대회였다.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화려한 점프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차준환. /사진=OSEN |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차준환은 “4대륙 대회 후 귀국 후 얼마 되지 않는 기간이어서 연습도 하루, 이틀하고 대회에 나섰다”며 “연속된 대회이고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힘들었지만 계속 해온 것처럼 잘 이어나갔다.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 끝까지 집중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4대륙대회 쇼트프로그램 도중 빙판에 떨어진 이물질로 인해 주춤했고 이후 흔들리며 최종 4위에 그쳤다. 지난해 자신이 우승을 차지한 대회였기에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차준환은 “보여주겠다기보다는 4대륙대회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끝까지 흐름을 잡아가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됐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스스로 열심히 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올 시즌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랑프리 첫 두 대회인 스케이트 아메리카와 NHK 트로피에선 연달아 동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이후 프로그램에 변화를 줬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4대륙대회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젠 세계선수권 무대를 바라본다.
차준환은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종합선수권 이후 프로그램을 수정했는데 4대륙, 전국체전까지 수정한 부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였다. 계속 보완해서 세계선에선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의 완성도가 관건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차준환은 자신감이 넘친다. “훈련 때 굉장히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오늘 실수가 있었지만 컨디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끝까지 수행에 몰입하려고 했다”는 그는 “이번 시즌엔 성공률이 괜찮았다. 컨디션을 올리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차준환은 자타공인 피겨아이돌이다. 수려한 외모와 돋보이는 점프는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날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엔 수많은 팬들이 몰려 차준환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했다. 차준환이 보일 때마다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렀고 사인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더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바쁘게 움직였다. 최근엔 해외에서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차준환은 “국내나 해외에서 많은 팬분들이 멀리까지 응원하러 와주신다. 선수로서 호응이나 이런 것들이 든든하다. 많은 힘이 된다. 항상 감사하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해서 (세계선수권에선) 후회 없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차준환이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OSEN |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