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바늘이나 꿰맸는데 나가겠다는 겁니다. 참….”
고양 캐롯의 박진철은 최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종현의 이적, 그리고 빅맨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로 인해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에 쓰러지고 말았다.
박진철은 지난 17일 창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2쿼터 중반, 단테 커닝햄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왼쪽 눈 부상을 당했다. 피가 쉽게 멈추지 않았을 정도로 크게 찢어졌고 결국 남은 시간 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박진철은 안쪽 6바늘, 바깥쪽 17바늘 등 총 23바늘을 꿰맸다. 아직도 부기가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19일 삼성전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 전 만난 손규완 캐롯 코치는 “(박)진철이가 오늘 뛰겠다고 하더라. 미쳤다고 했다. 얼굴이 퉁퉁 부어 있다. 의지는 높게 사지만 지금 뛰는 건 위험하다고 말해줬다. 누가 이해 못 하겠나. 최근 잘하고 있었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손창환 캐롯 코치 역시 “선수 생명을 위해서라도 오늘은 쉬어 가는 게 좋다고 이야기해줬다. 3.5cm 정도 찢어졌는데 겉으로 보면 더 커 보인다.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현의 이적, 최현민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잘 채워준 구세주가 바로 박진철이었다. 지난 10일 kt와의 경기에서 30분 10초 동안 6점 9리바운드로 골밑을 든든히 지키며 김승기 캐롯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더 아쉬웠을 것이다. 그래도 선수 보호가 우선이었던 캐롯이다.
박진철은 이날 사복을 입고 최현민 등 부상 중인 선수들과 경기장을 찾았다.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선수들과 함께 승리를 위한 응원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박진철은 “아쉽다. 최근에 잘하고 있었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일주일 정도 쉬면 돌아올 수 있다”며 “대학 시절에 같은 부위가 찢어진 적은 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큰 것 같다. 그래도 잘 쉬고 돌아올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한편 박진철의 빈자리는 LG전에서 14점 활약한 김진용이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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