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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며 뛰었는데 이정후 이후 ‘최초’… KIA 김도영 “더 과감하게 뛰겠다” [★애리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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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사진=KIA 타이거즈

그렇게 눈치를 봤는데도 이정후(25·키움) 이후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역대급 잠재력을 입증한 김도영(20·KIA)이 더 과감한 주루로 미래의 도루왕을 약속했다.

광주 동성고 시절 김도영은 메이저리그의 오퍼를 받을 정도로 5툴 플레이어로서 주목을 받았다. 조계현 전 단장으로부터 “우리 지역에서 모처럼 공·수·주를 다 갖춘 유격수가 나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2의 이종범이라 불렸다.

이종범은 모든 면에서 뛰어났던 5툴 플레이어지만, ‘바람의 아들’이란 별명과 통산 510도루(KBO 역대 2위)의 기록이 알려주듯 주루가 특히 압도적이었다. 김도영도 그런 면에서 이종범을 쏙 빼닮았다. 아직 신체적 성장이 다 끝나지 않은 고등학교 시점인데도 이미 홈에서 1루까지 3.96초 만에 도달할 정도로 스피드와 순발력이 압도적이었다.

압도적 빠르기는 프로 무대에서도 입증됐다. 지난해 김도영은 103경기 타율 0.237(224타수 53안타) 출루율 0.312 장타율 0.362로 타격 성적은 다소 저조했으나, 적은 출루에도 상대 베이스를 13차례나 훔쳤다. 16번 중 3번밖에 실패하지 않았고(성공률 81.3%) 3루 도루도 한 차례 해냈다. 고졸 신인의 데뷔 시즌 두 자릿수 도루는 2017년 이정후의 12도루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것도 제 기량을 100% 발휘한 것이 아니었다. 김도영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KIA 1차 스프링캠프에서 “솔직히 지난해 눈치를 정말 많이 봤다. 그래서 뛰어도 될 상황에서 못 뛴 경우가 많았다”이라고 조심스레 뒷이야기를 밝혔다.

김도영./사진=김동윤 기자
김도영./사진=김동윤 기자

지난해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하지 못해 제대로 된 주루 훈련을 받지 못하고 시즌에 돌입한 것을 떠올리면 더욱 놀랍다. 순수하게 가진 신체적 재능만으로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 물론 여기엔 2021년 김혜성(24·키움), 2022년 박찬호(28·KIA) 등 2년 연속 KBO 도루왕을 배출한 스승 조재영(43) 코치의 도움도 있었다.

김도영은 13도루란 성과에 “솔직히 내가 잘한 것은 없다. 조재영 코치님이 상대 투수를 공략하는 법을 다 알려주셔서 쉽고 편하게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코치님께 많이 감사하고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올해는 뛸 상황이 되면 좀 더 과감하게 뛸 생각이다. 조재영 코치님이 ‘너도 이제 프로가 됐으니 생각을 하면서 뛰어보자’고 하셔서 상황에 맞게 주루하는 것을 연습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많은 도루를 위해서는 더 많은 출루가 우선이고 그 전에 주전 야수로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 선결 과제다. 그래서 아직 주전 자리조차 확보하지 못한 김도영에게 도루왕은 아직 먼 이야기다. 하지만 결코 그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김도영은 “도루왕을 노린다기보단 일단 시합에 많이 나가봐야 할 것 같다. 올해는 1군에서 빨리 자리 잡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그 계획대로 된다면 도루왕도 노려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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