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이동 거리와 시차 적응, 추위 때문에 컨디션 악화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한데 모인 첫날, 이강철 (kt wiz) 대표팀 감독은 컨디션 조절을 최대 화두로 꼽았다.
이 감독은 15일(한국시간) 대표팀 숙소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웨스트워드 룩 윈덤 그랜드 리조트 앤드 스파에 입촌하면서 “당분간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은 자신의 정상 컨디션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은 이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선수들의 현재 몸 상태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부상을 호소하는 선수는 없으나 먼 이동 거리와 추운 날씨, 계속된 시차 적응 탓에 컨디션이 눈에 띄게 떨어져 있다.
소속 팀 스프링캠프지인 호주에서 이동한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기내에서 한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며 “매우 피곤하다”고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온 원태인(삼성 라이온즈)도 “아주 힘들다”고 토로했다. 원태인은 한국에서 미국 플로리다로, 다시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국을 거쳐 투손에 입성했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집결한 선수들도 피로하긴 마찬가지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이동한 베테랑 좌완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은 “이곳에 오는 데 5시간 이상이 걸렸고, 시차(2시간)도 있다”며 “마치 외국으로 이동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인근에서 훈련한 선수들도 피로감이 극심하다. 최근 애리조나는 수은주가 섭씨 10도 밑으로 뚝 떨어졌다.
거센 칼바람이 몰아치고 비까지 내리면서 추위가 심하다.
대표팀은 당장 17일 NC 다이노스와 연습 경기를 치르며 실전 훈련에 돌입해야 하지만,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를 만한 선수는 손에 꼽힌다.
이강철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연습 경기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출전해야 할 것 같다”며 “훈련 일정도 날씨에 따라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특정 포지션이다. 대표팀 인원 가운데 전문 3루수는 최정(SSG)이 유일하다. 1루수 역시 박병호, 강백호(kt wiz) 뿐이다.
주전 2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유격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3월 이후 합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유격수 자원은 오지환(LG 트윈스), 2루수 자원은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정도다.
이강철 감독은 “내야수는 교체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연습 경기 상대 팀 감독과 의논하면서 연습 경기를 치러야 한다. 투수 역시 컨디션 회복을 위해 이닝 보다는 투구수로 끊어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러모로 갑갑한 환경이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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